엄지원 "작가주의 배우 아냐..영화는 취향의 문제"(인터뷰)

전주=전형화 기자,   |  2008.05.02 15:33


'감독들이 좋아하는 배우' 엄지원이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JIFF)를 찾았다. 엄지원은 이번 영화제에서 국제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봉준호 감독 등과 함께 총12편의 영화를 심사한다.

국제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던 배우들의 면면을 볼 때 엄지원에게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 위촉은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다.

2일 전주의 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만난 엄지원은 "연기를 하는 것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벽까지 영화제에 참석한 배우와 감독들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그녀는 "다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영화를 안주 삼아 이야기꽃을 피웠다"며 웃었다. 이번 영화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엄지원의 얼굴에 피곤한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엄지원은 "평소 시네마테크라든지, 독립영화 전용극장에서 영화를 자주 보곤 하는데 그 모습을 눈여겨 보고 이런 큰 기회를 준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영화를 분석하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 그리고 느끼는 사람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해 다양한 평가를 내리길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엄지원은 홍상수 김지운 김대승 등 작품성과 상업성을 넘나드는 감독의 영화에 주로 출연해 "작가주의 영화를 선호하는 게 아니냐"는 명예 아닌 명예를 안고 있다. 자칫 상업성보다는 작가주의를 더 추구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엄지원은 이런 세간의 평에 대해 "하고 싶은 작품을 그때마다 했을 뿐"이라며 "감독들이 좋아하는 배우보다는 제작자가 좋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웃었다. 그녀는 이번 영화제에서도 "작품성과 상업성, 예술성을 눈여겨 보겠지만 결국은 영화는 취향의 문제이기에 내가 좋은 느낌을 받은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심사위원에 함께 위촉된 봉준호 감독과 이번에 처음 만났다는 엄지원은 "평소 친하게 지내는 감독님들과 친구라 그런지 상당히 편한 느낌"이라며 "영화제 기간 동안 치열한 토론을 하며 서로를 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우트' 이후 오랜 기간 침묵을 지키고 있는 엄지원은 현재 차기작을 면밀하게 검토 중이다. 프랑스 영화에 캐스팅 제의를 받아 심사숙고 중이며, 홍상수 감독과도 다음 작품을 이야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그녀는 바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차인표 부부가 앞장서고 있는 컴페션 활동에 동참해 여러 행사에 앞장서고 있다. 엄지원은 현재 세계 각국의 불우 어린이 5명을 후원하고 있다.

엄지원은 "배우라는 일이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감정의 기복이 심한 직업이다. 기운이 가라앉을 때는 너무 힘든 법인데 그때 컴페션을 알게 됐다.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보면 마음이 채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그녀는 르완다와 에디오피아, 브라질의 아이들과 편지를 주고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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