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이서진 현장인터뷰 "촬영 끝나면 못했던 데이트할래"

용인(경기)=길혜성 이수현 기자,   |  2008.06.06 08:30
'이산'의 이서진 ⓒ용인(경기)=홍봉진 기자

MBC 인기 월화 사극 '이산'(극본 김이영·연출 이병훈 김근홍)이 지난 3일 75회를 방영하며 이제 결말까지 2회를 남겨놓고 있다.

그동안 '이산'은 3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극의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인기도 많고, 높은 관심 때문에 때론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던 '이산'. 과연 이 작품의 주인공은 어떤 심정일까.

지난 5일 오후 '이산'의 주인공 정조 이산 역의 이서진을 경기 용인 MBC 문화동산 야외 세트에서 만나 막바지 촬영 소감을 들어봤다. 이서진은 주 촬영지였던 용인 세트에서의 마지막 촬영을 이날 한 뒤, 오는 7일 '이산' 촬영 종료때까지 촬영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부쩍 수척해진 얼굴로 촬영에 임하고 있던 이서진은 온화한 미소와 함께 "얼른 끝내고 쉬고 싶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드라마를 끝낸 소감은.

▶드라마가 끝나서 개인적으로 아쉽다는 생각보다는 정조가 하려던 일을 다 마무리 짓지 못하고 죽은 것이 안타깝다. 역사적인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생각보다 정조가 너무 일찍 죽어서 아쉽다. 역사가들도 정조가 10년만 더 살았더라면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촬영 기간이 너무 길다보니 시간이 오래 지난 촬영 장면들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재미있었던 장면보다는 힘들었던 일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어떤 장면이 힘들었나.

▶지난 주 송연이 죽는 장면을 촬영할 때 너무 더워서 힘들었다. 예전에 지리산에서 물에 들어갈 때도 많이 힘들었다. 초반에는 액션신도 많아서 몸이 많이 힘들었다. 지난 주에도 자객 때문에 마지막까지 죽을 고비를 넘겼다.

-촬영하면서 재미있었던 장면은 없었나.

▶세손 시절에 궐 밖을 많이 돌아다니던 시절이 재미있었던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정조는 주위의 가까웠던 사람을 많이 떠나보낸 임금이다. 영조도 떠나보내고 홍국영, 송연이까지 보내면서 한 명씩 떠나보낼 때마다 어떻게 슬픔을 표현할지 미리 생각해뒀었다. 그러나 정작 내가 죽을 때는 슬퍼해줄 사람이 없다. 같이 슬퍼해줄 사람이 있을 때 그 장면이 더욱 슬퍼지는 것인데 아쉽다. 역사적으로 정조가 죽을 때 옆에는 정순왕후가 있었다고 한다. 사경을 헤매던 정조를 지켜보던 정순왕후가 밖으로 나와 정조가 죽었음을 알리는 거다. 하나도 안 슬프지 않나.

-'이산' 방송 이후 높아진 인기를 실감하는가.

▶내 인기가 아니고 드라마의 인기인 것 같다. 전에도 몇 편의 드라마를 했지만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그 드라마가 인기 있을 때는 주위에서 여러분들이 잘해주신다. '이산'이 인기 있으니까 식당 같은 곳에 가면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고 잘해주신다.

-사극은 '다모' 이후 두 번째인데 두 작품의 차이가 있다면.

▶차이가 분명히 있다. '다모'는 미니시리즈여서 호흡이 짧았다. 그래서 좀 더 감정을 많이 드러낼 수 있었고 짧은 만큼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이산'은 호흡이 긴 작품이기 때문에 감정을 많이 드러낼 수 없었다. 마지막까지 극을 이끌어오면서 감정을 절제하는 부분에 주로 신경 썼다.

-'이산' 촬영 이후 개인적으로 달라진 점은.

▶많은 사람을 아우를 줄 알게 됐다. 촬영이 진행되면서 70명이 넘는 사람이 나를 거쳐갔다. 그만큼 많은 사람과 일일이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는 나도 많이 달라져야 했다.

-촬영이 끝나면 뭘 할 건가.

▶일단 쉬고싶다. 몸이 너무 힘들다. 그동안 못했던 데이트도 좀 할 거다.

-SBS '온에어'에서 "좋은 사람 있으니 얼른 데려오고 싶다"고 한 말이 화제가 됐었는데.

▶내가 쓴 대본이 아니다. 나는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작가가 준 대본대로 했을 뿐이다(웃음).

이서진은 인터뷰 도중 지난 1일 세트 촬영을 마친 뒤 심한 피로를 느껴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병원에서 하룻밤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털어놨다. 병원에서 링거를 맞으며 잠든 그는 2일 아침 곧바로 촬영현장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이서진이 링거 투혼까지 불태우며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이산'. 막바지에 1부 연장을 결정하며 77회로 대장정을 마무리하게 될 '이산' 과연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될 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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