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박경림 "초쇄 5천부, 결혼 하객이 다 산듯"

길혜성 기자  |  2008.06.17 11:24
↑박경림 ⓒ사진=송희진 기자

만능 엔터테이너 박경림이 또 하나의 도전에 나섰다. MC, 연기자, DJ, 가수 및 뮤지컬 '헤어 스프레이'의 협력 프로듀서로도 나섰던 박경림은 최근 에세이집을 출간하고 '작가'라는 타이틀도 더하게 됐다.

박경림의 에세이집은 연예계의 마당발로 유명한 그녀답게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책 제목 역시 '박경림의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 책에서 '인간 관계란 이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식 방법을 쓰지 않았다.

다만 마당발로 소문난 자신도 그 동안 인간 관계 때문에 수 차례 아픔을 겪었고, 사람 때문에 가슴 쓰렸던 경험을 적지 않게 해봤다고 솔직히 고백하고 있다. 물론 그 아픔의 치료제 역시 언제나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드러냈다.

지난 16일 오후 박경림을 만나 이번 책에 얽힌 여러 이야기 및 근황 등을 들어봤다.

-'박경림의 사람'이란 책을 낸 이유는.

▶처음에는 안 내려 했다. 괜히 이런 사람들, 저런 사람들하고 친하다고 자랑하는 것 같이 보여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 주변 혹은 이메일을 통해 많은 분들께서 저에게 사람 사귀는 법에 대해 자주 물어봤다.

저 역시 사람한테 데이고, 사람 때문에 속상해도 봤다. 하지만 그 끝은 언제나 사람을 더 사랑하자는 것이었다. 제가 사람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전해드리면, 지금 사람 사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아 책을 내기로 최종 결정했다.

특히 사회에 첫 발을 내딛으며 확 바뀐 환경에서 대인 관계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에 저의 사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이번 책을 냈다.

기획 단계부터하면 8~9개월이 걸렸고, 틈틈이 시간날 때 마다 글을 섰다. 또 '글 디자인'을 해 주시는 분도 있어 비교적 쉽게 책을 썼다. .

-연예계의 마당발이란 말이 때론 부정적 어감으로 다가오기도 하는데.

▶데뷔 이후 얼마 안돼 이런 수식어가 붙었다. 제가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아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런 수식어가 붙었던 것 같다.

데뷔 직후 스포츠 리포터 등을 하며 스포츠 스타들도 많이 알게 됐고, 방송 촬영 차 지방 각지를 다니며 곳곳의 군수님, 이장님들도 만나게 됐다.

또 연기할 때는 연기자들을, 가수할 때는 가수들도 많이 알게 됐다. 제가 원래 사람을 안 가리는 성격이긴 하다.

연예계의 마당발이란 말이 싫지 않다. 하지만 저는 유명한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일부러 그 분들에 접근한 적은 없다. 저는 사람을 사귈 때 그 사람이 유명하고 안 유명하고 그런 것은 상관없다. 또 연예계에서도 저와 안 유명할 때 친했던 분들이 나중에 톱스타가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

즉 인위적으로 인간 관계의 폭을 넓히려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마당발'이란 말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감사하겠다.

↑박경림 ⓒ사진=송희진 기자

-이 책을 쓰면서 느낌 점이 있다면.

▶정말 고마웠던 사람들이 많이 생각났다. 그 분들 없었으면 오늘의 제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쓰면서 그 분들께 다시 한번 전화하고 감사의 말도 전하게 돼 무척 행복했다.

-책은 잘 팔리나.

▶지난 11일부터 서점에 나왔는데 초쇄 5000부가 지난 13일에 다 팔렸다. 아마 제 결혼식에 오셨던 5000명의 하객분들이 다 사주신 듯 하다(웃음). 지금은 2쇄에 들어갔는데 큰 관심에 너무 감사 드린다.

-책을 낸 뒤의 반응은.

▶고맙게도 많은 분들께서 이 책을 읽은 뒤 방송에서 듣지 못한 저의 가족 이야기 및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도 많이 담겼다며, 저를 더 잘 알게 됐다고 말씀해 주신다. 또 이번 책을 통해 제가 사회 활동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더니, 같이 하고 싶다고 말씀해 주신 분들도 많았다.

참, 책 표지에 일러스트로 또 다른 저를 표현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께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또 다른 저를 표현한 일러스트에 얼굴각이 없기 때문이다(웃음).

-요즘 임신 사실도 알려졌는데.

▶현재 9주째이고 내년 1월 출산 예정이다. 병원에서 임신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너무 벅차고 설레면서도 내가 과연 좋은 엄마가 될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며 태어날 아이에게는 정말 친구 같은 엄마가 돼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지난해 결혼할 때 2008년에 임신하고 2009년에 아이를 낳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계획대로 돼 너무 행복하다. 하지만 마치 이 세상에 저만 임신을 한 것처럼 비쳐질까봐 임신 사실을 알리는 게 조심스러웠고, 그래서 원래는 임신 3~4개월께 알리려 했는데 제 의도와는 달리 너무 빨리 외부에 전해졌다. 하지만 지금도 좋은 것만은 사실이다.(웃음)

-데뷔 때부터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가 꿈이라고 했는데. 지금도 변함이 없는가.

▶그렇다. 저도 오프라 윈프리 처럼 방송도 열심히 하고 자선 활동도 많이 하고 싶다. 참, 주철환 OBS 경인방송 사장님께서 저에게 "경림이는 지금은 '오프로(5%) 윈프리'이지만 나중에 나머지 95%를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힘이 많이 됐다.

-마지막으로 팬들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랑, 사람, 삶이 '살다'란 같은 어원에서 왔다는 말을 들었다. 요즘 들어 사람이 사랑하면서 사는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사람을 많이 미워해 보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내 맘이 더 아팠다. 사랑하는 삶을 사면 밝은 세상도 되지만 본인도 더 행복할 수 있다. 남을 배려하는 게 피곤할 것 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미워하는 게 더 피곤한 일이다.

팬 여러분들께서도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는 삶을 사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별로 해드린 게 없는데도 언제나 저를 사랑해 주시는데 대해 정말 고맙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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