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보면 아직 소년들인데 노래를 들으면 며칠 밤 사랑 때문에 잠 못 잔 청년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나는 음색이다.
감성과 이성의 경계가 몽롱해지는 새벽 2시. 그 미묘한 시간을 이름으로 내세운 2AM의 조권, 임슬옹, 이창민, 정진운은 소년과 청년의 경계에서 줄타기를 하는 느낌의 그룹이었다.
데뷔 전부터 주목을 받아서인지 데뷔한지 1개월은 훌쩍 지난 것 같은데 사실 2AM은 이제 겨우 데뷔한지 보름 남짓한 진짜 신인이다.
이들에게 데뷔한 소감을 말해보라고 했더니 입을 모아 "실감이 안난다"고 대답한다.
"스케줄 때문에 아직 중심가로 나가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저희를 알아보는 느낌도 모르겠어요. 가수들은 길거리에서 자기 노래를 들을 때 제일 뿌듯해 한다는데 저희는 아직 그런 적이 없어서 그런가봐요."(조권)
보통 팀의 리더는 맏형들이 많이 하는데 2AM은 특이하게 첫째 이창민도, 둘째 임슬옹도 아닌 셋째 조권이 리더를 맡고 있다. 불만은 없을까.
"제가 권이보다 3살 많고 사회생활을 많이 하긴 했지만 기획사 쪽이나 연예계 쪽은 권이가 훨씬 보고 배운 게 많기 때문에 처음 회사에서 말을 했을 때 불만은 없었어요. 슬옹이도 있잖아요. 대신 형 대접은 잘 해줘요(웃음)."(이창민)
여름에는 밝은 댄스곡이 많은 사랑을 받기 마련이다. 그러나 2AM은 박진영표 발라드 '이 노래'를 데뷔곡으로 삼아 승부를 걸었다. 자신 있다는 말이다.
"여름이긴 하지만 장마도 있잖아요(웃음). 여름에는 댄스곡이 인기라는 생각을 바꿔놓고 싶었어요. 저희 노래처럼 감정을 더 내세울 수 있는 노래도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었어요. 노래를 해야 가수지 춤만 추면 그냥 댄서일 뿐이잖아요."(조권)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하나의 목소리로 말하듯이 사람에게 감정을 전달하자는 거에요. 남들이 저희 노래를 들었을 때 슬픈 노래를 들었을 땐 슬프게, 기쁜 노래를 들었을 땐 기쁘게 공감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임슬옹)
그렇다고 이들이 노래만 잘한다는 것은 아니다. 최근 조권은 SBS '스타킹'에 출연해 놀랄만한 끼를 보여줬다. 조권이 선보인 이정현의 '와'는 방송 다음날 큰 화제를 모았다.
"그 방송 나가고 나서 '2AM은 개그 그룹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들었어요. 저희 발라드 그룹인데. 그래도 발라드 그룹 이미지만 고집하지 않고 뚜렷한 개성으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조권)
"멤버 하나하나가 다 재미있는데 각자 추구하는 장르가 다 달라요. 막내 진원이는 엉뚱한 면이 있어서 생각지도 못한 리액션을 가끔 보여요. 저랑 슬옹이는 말장난을 잘 해요."(이창민)
'이 노래'는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노래 말고는 줄 수 있는 게 없는 한 남자의 애절한 고백을 담은 가사가 인상적인 알앤비 곡이다. 덕분에 2AM은 많은 여성팬을 거느리고 있지만 '이 노래' 가사가 공감 돼 팬이 됐다는 남성들도 많다. 최근 서울 용산의 한 음반 매장에서 가졌던 사인회에는 40대 아저씨 팬도 등장했다.
"사인회 다음날 공개방송에도 오셨었어요. 여학생들 사이에 서계시는데 눈에 확 띄더라구요. 사인회 때도 깜짝 놀랐어요. 두툼한 손이 턱 나와서 CD를 내미셨죠. 사인 받으시고는 저희랑 포옹도 한 번 씩 다 하고 가셨어요."(이창민)
신인답지 않은 실력과 내공으로 가요계에 도전장을 내민 2AM이지만 이들은 "아직 풋풋한 아이돌 그룹이고 싶다"고 말한다.
"저희가 큰 관심을 받게 돼서 대중들과 팬들께 너무 감사드려요. 지금 저희가 보여드릴 수 있는 건 가사처럼 '이 노래' 밖에 없는 거 같아요. 나중에는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테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조권)
"앞으로 지금보다 한단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는 모습 보여드릴테니까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정진운)
"저희는 노래에 대한 욕심이 되게 많아요. 잘한다는 칭찬에서 멈추는 게 아니고 하루하루 실력이 늘어나는 게 보인다는 소리 들을 수 있게 노력할게요."(이창민)
"물론 가수니까 노래도 다 잘해야겠지만 다른 모습도 오랜 기간 연습했어요. 연기, 모델, 엔터테이너 등 다양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테니까 기대해주세요."(임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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