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천 KBS이사장 "경찰병력 투입, 불가피했다"

최문정 기자  |  2008.08.11 18:02
이사회장을 빠져나가는 유재천 이사장 ⓒ이명근 기자

유재천 KBS 이사장이 논란이 일고 있는 KBS 내부 공권력 투입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유재천 이사장은 11일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8월 8일 임시이사회 때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당사자로서 사원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하는 바"라며 심경을 전했다.

유재천 이사장은 이글에서 "제가 분명하게 말씀 드리는 것은 경찰의 신변보호요청은 미리 계획된 것이 아니라 우발적이었다는 것이다"며 경찰 병력 투입 사전 계획설을 반박했다.

유재천 이사장은 "이사회 개최를 기다리는 이사들에게 이사회 개최를 저지하려는 직원들이 '밤길 조심하라'는 등 고함을 지르며 협박을 해 왔고 회의장 문이 이들 직원들에 의해 뚫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유 이사장은 "이에 오전 9시 35분쯤 안전관리팀장을 불러 바깥 상황을 물어보니 10분 전부터는 시위직원이 100여 명으로 늘어나 최대한 버티고 있으나 자체 안전관리팀 인력 60여명만으로는 이들 직원들을 진정시키기 어렵다고 보고했고 이사님들의 의견도 신변보호 요청을 요청하자는 것이어서 오전 9시 45분쯤 영등포 경찰서장에게 신변보호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유재천 이사장은 "분명하게 말씀드리는 것은 경찰도움 요청이 계획된 것이 아니며 이사들에 대한 신변 위협 사태가 진정되기를 최대한 기다리다가 급박한 상황이 계속돼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거듭 사전 계획설을 일축했다.

유재천 이사장은 "이번 경찰 도움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경찰이 자랑스런 우리나라 대표 언론 기관 KBS에 들어왔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사원 여러분의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유감의 의사를 전했다.

한편 이에 앞서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측은 "유 이사장은 이사회 전날(7일) 한나라당 추천 이사 5인과 함께 서울시내 모 호텔에서 1박을 하며 경찰투입 등 이사회 강행작전을 모의했다"며 "실제로 8일 이사회장에는 영등포 경찰서 제00 정보과 형사가 시작부터 배석하고 있었음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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