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부는 '色' 마케팅..아줌마 저력 기대

김건우 기자  |  2008.09.16 12:03

KBS 장수드라마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의 극장판 '사랑과 전쟁: 열두번째 남자'(이하 사랑과 전쟁)의 노출 수위가 화제다.

극중 부부로 나오는 단영(이주나)과 혁필(이정훈)이 2박 3일간 파격 베드신을 촬영했고, 포스터와 예고편 모두 선정성 이유로 심의가 반려되면서 궁금증이 커져가고 있다.

휴 잭맨 주연의 '더 클럽'도 '뉴욕 상류 1% 그들의 은밀한 초대'라는 문구로 19세 이상관람가임을 강조하며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더 클럽'은 섹스클럽을 배경으로 여성의 전신노출 및 강도 높은 섹스 신을 보여줄 예정이다.

두 작품의 주 공략층은 성인 관객이지만 서브 공략층으로 주부 관객층을 노리고 있다.

주부 관객층은 10,20대 중심의 영화시장에서 실구매자로 떠오르고 있다.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뮤지컬, 영화 등 문화를 소비했던 30대 여성층이 결혼 후에도 주 소비층으로 남게 됐고, 특히 행동이 자유로운 오전 시간대에 극장을 찾는 관객이 된 것이다.

이안 감독의 '색,계'는 이 같은 마케팅이 성공한 사례다.

'색,계'의 홍보사인 올댓시네마의 김태주 팀장은 "'색,계'는 주택가 부근 극장의 오전 관객이 많았다. 이는 자녀들을 학교에 보낸 뒤 극장을 찾는 주부 관객층 공략에 성공이라고 본다"며 "주부 관객층은 약간은 선정적이면서 예술성 있고 화려한 영화를 좋아한다. '오만과 편견'과 같이 예술성 있는 영화도 주부 관객이 많이 찾았다"고 말했다.

'사랑과 전쟁'과 '더 클럽'은 모두 '색,계'의 마케팅 성공을 바탕으로 했다.

'사랑과 전쟁'의 홍보사인 맥의 민지은 실장은 "'색,계'가 오전에 주부관객층이 많이 들었다. '사랑과 전쟁'의 배급을 맡은 롯데시네마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배급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사랑과 전쟁'은 주택가 부근에 위치한 30-35개 정도의 스크린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민 실장은 "TV와 극장판의 차별화되는 점이 노출 부분이기 때문에 선정성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더 클럽'의 홍보사를 맡은 도로시의 이경진 대리도 "'더 클럽'의 주인공인 휴 잭맨과 이완 맥그리거의 주 팬층이 25살부터 35살이다. 하지만 중년 관객, 주부 관객의 흡수를 위해 스릴러라는 강점보다 선정성을 살렸다"고 전했다.

문화 향유를 남의 일처럼 여기던 주부 관객들을 주 관객층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흡수를 단순히 선정성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다.

동명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맘마미아'는 소재만으로 향수를 일으키며 성공했다. 이제 주부 관객층이 지속적으로 영화관을 찾을 수 있는 기획과 마케팅을 고민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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