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바이러스'(극본 홍진아 홍자람·연출 이재규)의 기세가 무섭다. 시청률 20%를 육박하며 수목드라마 최강자 자리를 굳힐 태세다. 일단 대세는 '강마에' 김명민. "완벽한 몰입"이라는 찬사 속에 진지함과 코믹함을 오가는 김명민의 신들린 연기가 시청자들의 혼을 쏙 빼놓고 있다.
그러나 '베토벤 바이러스'의 면면을 뜯어보면 김명민과 함께하는 만만찮은 연기파 군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다른 주인공인 장근석, 이지아는 물론이요, 이순재, 박철민, 송옥숙, 정석용, 이한위, 김영민, 쥬니 등의 존재는 '베토벤 바이러스'를 든든하게 떠받치는 힘이다.
장근석과 이지아는 각각 음악천재 강건우와 바이올리니스트 두루미로 등장한다. 압도적인 김명민의 포스와 빛나는 외모 덕에 그 연기가 오히려 묻혔지만, 회를 거듭할 수록 캐릭터에 더욱 몰입해간다는 평가다. 두 사람은 2일 방송에서 가슴 떨리는 감정을 드러내며 '베토벤 바이러스'의 본격 러브라인을 예고했다.
오보에 주자 김갑용 역의 이순재야 두말하면 잔소리다. 2일 방송에선 치매 증세로 오케스트라에서 쫓겨났다가 10시간 거리 연주 끝에 결국 돌아오는 과정이 그려졌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내치는 강마에에게 본인의 자리를 지키겠다고 호통치는 장면에서는 결연함마저 느껴졌다. (물론 강마에는 볼을 한번 실룩했을 뿐이지만.)
극에 재미와 사실감을 더하는 박철민, 송옥숙, 정석용, 이한위, 김영민의 존재감도 대단하다.
말머리마다 '어흠 어흠'을 반복하는 밤무대 출신 트럼펫 주자 배용기 역의 박철민과 선거 전략으로 시향을 설립해버린 석란시장 강춘배 역의 이한위는 웃음을 책임지는 캐릭터. 각종 영화며 드라마에서 검증받은 코믹 연기가 빛을 발한다.
'똥덩어리' 정희연 역 송옥숙은 아줌마 첼리스트의 이름찾기로 깊은 공감을 자아낸 바 있다. 정석용은 음대를 나와 회사원으로 취직한 콘트라베이스 주자 박혁권으로 분해 남모를 열정을 품은 사려 깊은 선배의 모습을 보여준다.
천재 지휘자 정명환 역의 김영민은 드라마에서는 낯선 얼굴. 연극무대와 스크린에서 펼쳤던 연기력을 과시하며 강마에 앞에서 긴장은커녕 깐족이길 즐기는 맞수의 모습을 그린다. 대선배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 플루티스트 하이든 역 쥬니의 톡톡 튀는 모습도 눈에 띈다.
지휘자의 독선만으로 근사한 오케스트라가 탄생할 수 없다. 국내 최초의 휴먼 음악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훌륭한 화음도 지휘자 김명민을 중심으로 한 연기자들의 앙상블 덕에 가능하다. 그래서 당부해 본다. 그들에게도 스포트라이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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