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IMF 때보다 관객 없어..객석 점유율 최악

전형화 기자  |  2008.10.20 10:24


극장이 텅 비었다. 극장 사업은 불황 사업이라고 불릴 만큼 경기가 어려우면 더욱 관객이 느는 데 비해 최근 극장가는 이런 말이 무색할 정도로 관객이 줄었다.

CGV영화산업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관객은 1093만명으로 8월에 비해 38.2%가 감소했으며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7%가 줄었다. 단지 9월 한 달만 관객이 준 게 아니다.

1월부터 9월까지 전국 누계 관객수는 1억 1657만 7000여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600만명 가량이 줄었다. 최대 호황이었던 2006년에 비해서는 1000만명 가량 관객이 감소했다.

특히 10월은 올 들어 최악의 극장 가뭄이라고 불렸던 4월 못지않게 관객이 줄 것으로 예상돼 관계자들을 울상 짖게 만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IMF 때보다 극장에 관객이 더 없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IMF 당시와 현재는 극장수와 스크린수 등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절대 비교를 할 수는 없으나 당시 객석 점유율이 70% 정도였던 것에 비해 현재는 스크린당 30%에 불과해 극장가가 한산한 것만은 사실이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 이상규 팀장은 "스크린이 많아지면서 IMF 때와 단순 비교는 힘들지만 체감 경기는 그 때보다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외 작품 20여편이 개봉을 했거나 앞두고 있는 10월 극장가 분위기는 한층 심각하다.

이달 초 개봉해 한국영화 점유율과 관객 동원에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고고70'과 '모던보이'가 흥행에 쓴 맛을 보면서 심상치 않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할리우드 영화 '이글아이'가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지만 2주차 주말에 100만명이 넘을 만큼 관객이 줄었다.

17일부터 19일까지 10월 3주차 주말에는 통상 관객보다 20여만명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될 정도로 관객 감소가 확연하게 눈에 띈다. 이상규 팀장은 "현재 객석 점유율이 30%에 간신히 머물고 있는데 다른 영화관도 우리와 사정이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16일 개봉한 '미쓰 홍당무'의 투자 배급사 벤티지홀딩스 관계자는 "주말 예상 관객이 40여만명 정도였는데 10만명 가량 차이가 난다"면서 "극장에 관객이 텅 비었다"고 말했다.

2006년을 기점으로 하락하고 있는 관객이 줄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소식이 아닐 정도로 관객 감소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극장가에서 느끼는 체감 경기는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아내가 결혼했다' 등 개봉작들이 줄을 선 가운데 관객 감소가 확연할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물론 10월 극장가의 관객 감소는 계절적인 요인도 크다. 대학가의 중간고사와 단풍 놀이 등 외적인 요소 탓도 있다.

그럼에도 극장가에서는 최근 관객 감소를 한국영화 위기라는 근본적인 곳에서 찾는다.

한 제작자는 "경기가 불황일수록 관객은 돈이 많이 드는 여가 활동을 줄이고 극장을 찾기 마련이다"면서 "오히려 IMF는 극장에 관객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제작자는 "그럼에도 최근 관객이 주는 것은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유저들이 아예 극장을 찾지 않고 다른 루트로 영화를 관람하는 게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영화 위기의 한 원인이 온라인 불법 다운로드가 더 극심해지고 있다는 게 이 제작자의 설명이다.

또한 관객들이 즐길 만한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 또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영화산업이 위기에 처해지면서 투자가 줄고 투자가 줄어든 만큼 볼거리가 풍성한 영화들이 줄어들어 관객이 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외화의 경우 올해 '아이언맨' '미이라3' '쿵푸팬더' '인디아나존스' '맘마미아' 등이 흥행에 성공해 화제작이 쏟아진 지난 해에 못지 않은 흥행 성적을 올렸다.

이상규 팀장은 "예년에 비해 한국영화 중 눈에 띄는 수작이 줄었다. 투자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좋은 콘텐츠가 부족해진 게 관객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영화계에서는 '아내가 결혼했다'가 개봉하는 23일을 기점으로 대학 중간고사가 끝나기 때문에 관객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인도'를 비롯해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영화들이 11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 또한 극장가에 관객이 다시 찾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연 좋은 콘텐츠가 극장가를 살리고 다시 한국영화에 힘을 불어넣을지, 영화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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