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불황, 충무로가 내놓은 해법은? ③

[★리포트]한국영화 위기진단

김건우 기자  |  2008.10.22 14:35
'추격자'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우리들의 행복한 순간'(왼쪽부터) <사진출처=영화스틸>


한국영화계의 불황으로 신규 투자는 줄어들고 많은 제작사들이 도산 위기에 몰려있다. 이는 단순히 올해만이 아니라 내년과 내후년에는 현재 겪고 있는 문제가 더 큰 것으로 다가올 것을 예고한다. 이에 제작자, 작가들은 극심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방안을 마련 중이다.

해법은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보일 수도 있고 안 보일 수도 있다. 과거에는 시나리오 단계에서 관객들의 의견을 조사했지만 현재는 아이템 단계부터 조사를 한다. '미국 드라마'의 인기로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에 맞출 만한 아이템을 고심하는 것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2~3년 전에는 촬영됐을 만한 소재가 현재는 성공가능성을 점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만큼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기가 어려웠다는 뜻이다.

CJ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개발팀 임상진 팀장은 "현재는 아이템 단계부터 관객들의 요구를 조사한다. 최근 한국영화는 신선함보다는 안전함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커졌다. 흥행코드와 신선함의 조화를 위해 아이템 발굴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한국영화산업의 위기의 원인을 창조성 부재에서 찾는다면 결국 작가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의 개인역량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업계와 조화를 이뤄 대중들과 소통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느냐가 지금의 고민이다.

'실미도'의 김희재 작가는 '올댓스토리'란 회사를 창업했다. '올댓스토리'는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썼든 영화 시나리오, 드라마 대본, 출판물 등 가장 어울리는 매체를 찾아주는 '원 소스 멀티유징'을 목표로 한다.

올댓스토리의 고영리 프로젝트 매니저는 "이 회사의 목표는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드라마, 영화 등의 경계를 넘어서 관객에게 가장 잘 맞는 매체를 선택해주는 것이다. 가령 만화 '식객'이 드라마, 영화로 제작될 때에 각각의 대본을 쓰는 게 아니라, 원 소스를 가지고 매체를 다양화 시키는 작업을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시스템은 작가가 배경과 시대 등에 한계를 두지 않고 마음껏 상상력을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기존 시스템처럼 영화나 드라마 제작이 무산될 경우 작품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고민할 수 있다.

반면 충무로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마케팅 측면에서 변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한국영화가 관객과 소통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포털사이트가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검색어, 지식인 등 포털사이트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관객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관객과의 소통 창구가 포털 사이트 하나로만 이뤄져 접근성에 있어 제약이 많다는 평가다. 또 포털사이트 마케팅 비용이 계속 상승을 해 오히려 한국영화 시장 불황 해소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마케팅사 관계자는 "3년 전 2억원 정도였던 포털사이트 광고비용이 현재는 4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결국 관객에게 다가가는 방법에 있어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경우 광고금액으로 프로모션 개수를 제한하고 있다. 8000만원 미만의 경우에는 2개, 8000만원에서 1억 5000만원의 경우 3개, 1억 5000만원 이상은 4개의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다. 특히 블로그 프로모션을 하기 위해서는 7000만원, 지식인 프로모션을 위해서는 9000만원의 광고를 진행해야 한다. 이외에 이벤트 진행비용은 별도다.

온라인 마케팅 사 관계자는 "네이버 광고의 경우 평균 5만건이 넘는 클릭수가 나온다. 광고 효과는 분명히 나오지만 과거 영화 광고를 진행할 때 부가적으로 주던 이벤트가 모두 유료화됐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영화는 1980년대 홍콩영화 몰락과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많다. 한 때 아시아 영화 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했던 홍콩영화가 몰락했던 원인은 상업적 성공만을 바라고 비슷한 소재의 영화를 무분별하게 생산했던 것이 컸다.

한국영화 불황의 해법으로 방송-영화계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 협력은 시도되고 있지만 방송사의 직접 제작은 '올드 미스 다이어리'나 '오래된 정원' 같이 아직은 초기 단계다.

이들의 적극적인 협력은 얼어붙은 영화 투자시장에 활력소가 될 것이다. 방송사업자의 영화 투자는 기존 광고수입 뿐 아니라 성공할 경우 거액의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일본에서는 민간 방송사업자가 영화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후지TV가 내놓은 2003년 '춤추는 대수사선2'은 173억엔의 수익을 올렸고, '스윙걸즈'는 2억 5000만엔의 제작비로 24억엔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이와 더불어 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문화광광부가 주도하는 문화사업 모태 펀드가 올해 1차 3000억원, 2차 750억원 규모의 문화산업펀드를 결성했고 연말까지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문화관광부가 자금의 30~40%를 지원하고 민간창투사들이 나머지 자금을 조달해 영화 공연 애니메이션 등에 투자한다.

현재는 정부가 민간창투사들에게 나머지 자금의 모집을 일임하고 있으나 이제는 지자체 및 민간기업의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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