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특수 부활할까? 11월 한국영화 '봇물'

김현록 기자  |  2008.11.05 16:40
사진 위부터 '앤티크', '미인도', '순정만화'

사라졌던 수능 특수는 부활할 수 있을까? 봇물처럼 쏟아지는 11월 개봉작들이 수능특수 부활을 기대하며 관객몰이에 나섰다.

11월은 12월의 대형 블록버스터의 개봉을 준비하는 '쉬어가는 달'로 분류되기 일쑤지만 11월 중순(13일)의 수능 시험은 '반짝 특수'를 동반하기도 한다. 시험을 보러 나선 고3 수험생은 물론이고 고등학교 1학년 2학년까지 모두가 학교를 쉬게 되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의 중간고사도 끝나고 단풍놀이 시즌도 사실상 막을 내리는 터라 의외의 흥행작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2004년 '내 머리 속의 지우개'나 2005년 '광식이 동생 광태' 등이 바로 11월의 히트작. 지난해에는 김윤진이 출연한 스릴러 '세븐 데이즈'가 200만 관객을 훌쩍 넘어서며 히트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어떤 작품이 11월의 강자가 될까. 미약했던 수능 특수는 부활할까? 지난달 개봉한 '아내가 결혼했다'가 흥행중인 가운데 무려 8편의 한국 영화가 11월 개봉을 앞뒀다.

전후 시장통에서 살아가는 고아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이완 송창의 등 스크린에 처음 도전하는 두 배우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6일 개봉하는 '소년은 울지 않느다'를 시작으로 가장 많은 작품들이 13일 선을 보인다. 이날 개봉하는 한국 영화만도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소년, 소년을 만나다', '미인도', '이리' 등 무려 4편에 이른다.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와 '소년, 소년을 만나다'는 꽃미남 동성애를 앞세워 눈길을 끈다. 동명의 인기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한 '앤티크'는 주지훈 김재욱 유아인 등 만화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한 늘씬한 미남들을 전면에 배치했다. 심각하게 보는 동성애물이기보다는 가볍고 즐겁게 즐길 만한 케이크 같은 작품이라는 평가다.

김민선, 추자현의 노출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은 '미인도'는 수능 특수와는 거리를 둔다. 미성년자관람불가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래 보기 드문 수준의 강도높은 애정신이 등장한다는 입소문에 화제성이 최고조다. 작품성 있는 작가 영화를 원하는 관객이라면 처음 한국에 와 영화를 찍은 재중동포 장률 감독의 '이리'도 빼놓을 수 없다. 더욱이 장률 감독의 다른 영화 '중경'은 한 주 전 6일 먼저 관객을 맞이한다.

수능 특수를 노리는 외국 영화들도 볼만하다. '연공:안녕 사랑하는 모든 것'은 휴대전화 때문에 사랑에 빠진 청춘 남녀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로맨스물. 일본에서는 원작 소설과 영화, 드라마 모두가 신드롬 가까운 인기를 모았다. 뱀파이어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한 잔혹한 사랑이야기 '렛 미 인'도 같은날 관객을 맞는다.

한국영화의 11월 공략은 수능 이후에도 계속된다. 가장 높은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오는 27일 개봉을 앞둔 '순정만화'다. 강풀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네 청춘남녀의 순수하고도 솔직한 사랑 이야기가 스크린에 펼쳐질 전망. 원작에선 겨울이었던 배경이 여름으로 바뀌었지만 "정서는 그대로"라는 것이 미리 영화를 본 강풀 작가의 전언이다.

코미디 배우로 잘 알려진 정운택은 공포 스릴러물 '4요일'로 돌아온다. 폐교에 모인 11명의 사람들에게 닥친 살인극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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