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바이올린 구하기가 쉽지 않을걸요."
공무원 한모씨(33)은 최근 서울 종로의 한 악기상에 들렀다가 이같은 말을 들었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애청자인 그는 드라마를 보다 문득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악기상을 찾았지만 돌아온 것은 "연습용으로 쓸만한 것이 품절됐다"는 이야기 뿐. 악기상 주인은 "'베토벤 바이러스' 덕분에 악기를 사러 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며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인기리에 종영한 '베토벤 바이러스'의 후폭풍이 거세다. 클래식을 그저 꿈으로 간직하던 사람들이 결국 멋진 오케스트라를 이루고 공연을 함께한다는 이야기, 주인공 강마에 역의 김명민 등 요소요소가 신드롬 가까운 인기를 모으며 드라마 외적으로도 여운이 이어지고 있다.
클래식 악기부터가 품귀를 빚고 있다. 한씨의 예에서 보듯 바이올린이나 오보에, 클라리넷, 플루트 등 클래식 악기들에 관심을 갖는 비 전공인들이 부쩍 늘어났다. 한 음악학원 관계자는 "입시 교육이 위주였는데 성인 음악반 문의가 드라마 이후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
주인공 강마에 역 김명민의 의상을 협찬한 마에스트로는 PPL 대박에 신바람이 났다. 강마에 라인으로 출시한 16종 상품이 완판된 데다 올리브 수트, 네이비 블레이저 등 3개 상품은 이미 3번째 재주문에 들어갔다. 등이 깊숙하게 파여 '음란조끼'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강마에의 조끼는 당초 드라마 협찬을 위해 따로 제작됐다가 판매 문의가 빗발쳐 상품으로 만들어졌다. 마에스트로 측은 50장을 한정 생산해 판매할 예정이다.
강마에의 독설을 그대로 옮긴 광고까지 화제를 모으면서 드라마의 인기가 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마에스트로 측은 "소품종 소량 생산이 주로 이뤄지는 남성복 업체에서 이같은 히트는 매우 드문 일"이라며 "드라마 PPL의 효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에 등장한 촬영지를 찾는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다. 유럽 느낌이 묻어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끈 경기도 가평의 테마마을 쁘띠 프랑스는 드라마가 인기를 모으며 평일엔 하루 600여명, 주말에는 3500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예술감독이자 지휘 선생님인 밀레니엄 오케스트라의 서희태 교수가 지휘하는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베토벤 필하모니'는 오는 29일 실제 공연에 나선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연말 연주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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