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김혜수에게 진 '장미꽃 한송이 빚'이란?

김현록 기자  |  2008.11.20 22:50

가수 비가 20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 2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축하무대에서 MC 김혜수에게 장미꽃 한 다발을 건네 화제다.

이날 시상식에서 기쁘게 꽃을 받아든 김혜수는 "비 씨가 개인적으로 제게 장미꽃 한 송이의 빛이 있었는데, 이렇게 장미 꽃다발을 주셨네요"라고 웃음을 지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과연 김혜수가 말한 '장미꽃 한 송이 빚'이란 뭘까? 장미꽃에 얽힌 두 사람의 인연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12월 열린 제 3회 대한민국영화대상 시상식에서 일어난 일이다. 초대가수로 무대에 오른 비는 자신의 노래 'I do'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객석의 여배우들에게 장미꽃 한 송이씩을 나눠주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김해숙과 김수미 등 중견배우부터 전도연, 문근영, 강혜정까지 앞 줄에 앉은 여배우에게 차례로 꽃을 건네던 비는 그러나 중간에 앉은 김혜수에게만 꽃을 주지 않은 채 무대를 마쳤다.

이에 김혜수가 무안한 듯 크게 웃으며 옆자리의 전도연에게 왜 나만 주지 않느냐고 하소연하는 모습이 TV 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중계됐다.

단순한 실수로 벌어진 일이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비는 스타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에는 공연에 집중하느라 누구에게 꽃을 줬고 주지 않았는지 생각도 못하고 지나갔는데 이런 일이 있었는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김혜수에 거듭 미안해했다.

당시 사건을 잊지 않고 있던 비가 장미꽃 한 송이의 빚을 약 4년만에 한 다발의 장미꽃으로 갚은 셈이다. 사연 많은 꽃다발을 받은 김혜수는 함께 MC를 맡은 정준호가 "그렇게 좋냐"고 핀잔을 주자 "좋지요"라고 밝은 웃음을 보였다.

한편 김혜수는 비를 비롯해 청룡영화상 수상자들과의 숨은 인연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혜수가 출연한 '모던보이'의 강대희 조명감독이 조명상을 수상하자 김혜수는 "영화 '닥터봉' 당시 조명부 막내였는데 '모던보이'에서는 퍼스트로 만났다"며 "기쁘고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손예진도 김혜수와 오랜 인연을 언급했다. 손예진은 "99년 처음 CF를 찍었을 때 김혜수 선배님을 처음 만났는데 대선배님 옆에서 같이 한다는 게 너무 무섭고 떨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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