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훈 "인기, 오르막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인터뷰)

김건우 기자  |  2008.11.25 14:25
배우 김석훈 ⓒ 홍봉진 기자

배우 김석훈의 말을 빌리자면 그는 냉탕과 온탕을 수없이 왔다 갔다 한 배우다. 김석훈은 1998년 SBS 사극 '홍길동'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세상의 모든 인기라는 것이 덧없는 법이어서, 그의 신화도 차츰 희미해졌다.

김석훈은 "요즘 젊은 친구들은 나를 잘 모른다. 이제 연기한 지 10년이 넘었다. 물론 인기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좋고 나쁨의 진폭이 크지 않다. 그냥 연기를 열심히 할 뿐이다"고 말한다.

많은 배우 지망생들은 일회용 꿈을 꾼다. 원래 연예인이란 갈고닦은 예기를 펼쳐 대중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직업이다. 하지만 어느새 제트코스터에 허상의 꿈을 싣고 한없이 상승하는 아슬아슬함이 스타의 모습이 됐다. 그러나 김석훈은 자신을 스타로 만들었던 '홍길동'도 원했던 작품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번에 다시 초심 사극으로 돌아왔다. 사극 영화 '1724 기방난동사건'(이하 기방난동)과 사극드라마 '천추태후'에서 정반대의 연기를 펼친다. 영화가 코믹이라면 드라마는 비열한 전략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1724 기방난동사건'에서 코믹연기로 '김석훈의 재발견'이란 평가를 받는다.

▶제가 생각해도 튀긴 튄다. 일반 대중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다. '기방난동'은 옆에서 서포팅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혼자 부담감이 크지는 않았다. 김석훈의 재발견이란 평가는 다행스러운 것 같다.

-극중 만득은 박수무당 같은 이미지인데.

▶아마 빨간 색 옷을 많이 입고 나와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악역이지만 재미있게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100% 창작해 만들었다. 의상과 머리 스타일은 여균동 감독님과 이야기해 독특하게 꾸몄다. 만족도는 75점이다. 좀 더 해볼 걸이라는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배우 김석훈이 코믹의 끼가 있구나를 생각하게 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자신의 코믹 기질은 어느 정도인지.

▶대중들이 알고 있는 이미지보다 재미는 훨씬 재미있다. 편하고 열려 있는 사람이다.

-코믹연기는 '마강호텔'에서 연기한 적 있는데.

▶배우는 변신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산다. 이번에는 변신을 많이 한 작품이다. '기방난동사건'이 180도라면 '마강호텔'은 60도 정도다.

-사극 '홍길동'으로 데뷔해 액션배우라는 인식이 강했다. 코믹으로 이미지를 바꾼 이유가 있는지.

▶영화 '튜브'를 찍으면서 허리를 많이 다쳤다. 지금도 허리가 아프다. 코믹이라는 것은 만들어가면서 쌓아진 이미지다. 캐릭터가 돋보이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주인공 은 스토리텔링이 있기 때문에 캐릭터가 돋보이기 쉽지 않다.

-데뷔 때 미남과 액션배우 이미지를 깨고 싶었던 게 아닌지.

▶이미지를 깨고 싶지는 않았다. 이미지는 없어지는 게 아니다. 상황마다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

-사실 드라마 '홍길동'을 비롯해 몇 작품 외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대중 예술인이기 때문에 대중과 부합해야한다. 예리한 잣대로 보는 게 대중의 시선이다. 예전에는 흥행이 되겠다, 안되겠다의 기준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 기준이 잘 맞지 않았다. 가령 '토마토' 같은 트렌드 드라마는 잘 될 거라고 생각했다. 흥행에 실패한 '튜브'는 잘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안된 작품이다. 그렇게 대중들에게 사랑 못 받을지 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찍는 것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는지.

▶영화의 프로덕션 스타일과 라이프스타일이 잘 맞는다.

배우 김석훈 ⓒ 홍봉진 기자


-사극 '천추태후'로 오랜만에 TV로 돌아온다. 천추태후와 운명적인 사랑을 하는 신라의 왕족 김치양 역을 연기한다.

▶역할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다. 요즘은 주인공보다 대중들에게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역할이 마음에 든다. 김치양은 이중적인 역할이라 끌렸다.

-허리가 안 좋은데 무거운 갑옷을 입고 촬영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1회를 9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한달 반 정도 찍었다. 생각보다 무척 힘들었다. 많이 아파서 치료를 받으러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액션은 배우의 가장 기본 베이스 중 하나다. 정두홍 무술감독의 파주 액션스쿨에서 연습을 했다. 원래 칼싸움보다는 걷는 운동을 좋아한다.

-보통 TV 사극에서는 목소리 톤도 많이 달라지는데.

▶물론 달라진다. '바람의 나라' 같이 편안한 톤도 좋지만 대하사극은 특유의 목소리 톤이 있다. 대본 연습을 하면서 선배들의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물론 '기방난 동'의 만득 같은 연기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천추태후'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본다. 사극의 장점은 모든 세대에게 알릴 수 있는 거다.

▶그것을 노린 것은 아니다. 극중 김치양은 할 게 많은 역할이다. 속으로는 근엄하지만 뒤로는 역모를 꾸민다. 이중성이라는 게 재미있었다. 만약에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면 좋지 않을까?

-배우는 기다리는 입장이다. 얼굴을 알리고 싶은 게 당연한 욕심이 아닌지.

▶많이 두각이 되고 시청률이 올라가는 것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나는 갈 길을 갈 뿐이다. 그러다 보면 대박이 날 수도 있다. 하는 작품마다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엄청난 작전과 서포팅 등이 함께 했을 때 가능하다. 전 그런 사람이 아니다. 주어진 연기자의 길을 갈 뿐이다.

처음에 유명해지기 위해서 연기를 한 게 아니다. '홍길동'도 유명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다. 제가 주인공하고 싶은 욕심도 없었다. 스타트가 그렇기 때문에 마인드가 그런 것이다. 10년 넘게 했기 때문에 그래프가 있다. 물론 인기가 내려갈 때에 속상하다. 좋고 나쁨이 있지만 폭이 크지 않다. 그냥 갈 뿐이다.

-'천추태후'가 끝난 뒤 새로운 작품을 선택한다면?

▶밝고 명랑한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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