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한국영화는 스릴러, 코믹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선보였다. 700만 관객을 동원한 올해 최고 흥행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개봉 전부터 초미의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그러나 기대가 컸지만 관객에게 사랑을 못 받은 영화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영화는 '고고70'이다. 조승우 신민아 주연의 '고고70'은 70년대 밤 문화를 주도한 밴드 데블스가 결성하고 위기를 맞다가 부활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음악영화다.
뮤지컬 스타인 조승우가 가창력을 뽐내며 관객들을 유혹해 화제를 모았다. 문화 탄압으로 악명이 높았던 시대를 배경으로 도전의식 열정으로 뭉친 젊음을 이야기했다. '고고70'은 당대 문화 감성을 스크린으로 재현했지만 관객들과의 소통에는 실패했다. '고고70'의 누적 관객 수는(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60만 명이다.
일제강점기의 경성을 스크린으로 그대로 옮긴 '모던보이'도 관객과의 소통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는 1937년 외국의 문물이 밀려오기 시작해 카페와 라디오 방송국이 생기던 모던의 시대였다. 영화는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조선총독부, 미쓰코시 백화점 옥상 레스토랑, 남산 음악당 등 당시 경성의 분위기를 스크린 위에 펼쳐냈다.
그러나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당시 분위기를 살리는데 공을 들여 영화의 드라마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모던보이'는 청룡영화상 조명상과 기술상을 수상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수애 주연의 '님은 먼곳에'도 기대보다 못한 성적을 거뒀다. 영화는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남편을 찾아 떠난 순이(수애 분)의 순애보를 다뤘다. 극중 수애는 위문공연단의 가수로 분해 '울릉도 트위스트' '님은 먼곳에' 등 70년대를 대표한 주옥같은 노래를 불렀다. 영화는 평단과 관객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이준익 감독의 흥행 신화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180만 관객을 동원하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봉태규 주연의 '가루지기'도 기대와 달리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가루지기'는 양한 남성의 변강쇠가 강하게 변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냈다. 영화는 공개 전까지 성적 호기심을 사극으로 옮겨와 흥미롭게 그렸을 것이라 기대케 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너무 시대를 앞서 갔다는 평가를 받으며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이와 반대로 기대와 달리 선전을 한 영화도 있다. 2008년 한국 영화상을 휩쓴 '추격자'가 그 주인공이다. '추격자'는 공개되기 전까지 하정우 김윤석 연기파 배우의 출연 외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나홍진 감독이 신인 감독이고 스릴러라는 장르가 단점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는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관객의 입소문에 힘입어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의 가능성을 새롭게 보여줬다.
차태현 박보영 주연의 '과속스캔들'도 개봉 전까지 큰 화제를 모으지 못한 영화였다. '과속스캔들'은 잘 나가는 연예인이자 청취율 1위인 인기 라디오 DJ 남현수(차태현 분)와 자신이 현수가 과속해서 낳은 딸이라고 우기는 황정남(박보영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게 하는 차태현의 연기와 가수 뺨치는 가창력을 선보이는 박보영의 호연 덕분에 12월 첫째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의외의 선전으로 소지섭 강지환 주연의 '영화는 영화다'와 남규리 주연의 '고사:피의 중간고사'를 빼놓을 수 없다. 두 작품 모두 공개 전까지 큰 화제를 불러 모으지 못했다. '영화는 영화다'는 순제작비 6억 5000만원으로 제작됐다. 영화는 소지섭 강지환 두 배우의 리얼한 액션과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13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고사:피의 중간고사'는 올해 공포영화가 없는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는 올 여름 유일의 공포영화라는 점을 내세워 관객들의 마음을 잡았다. 제작비 25억원이 투입됐지만 16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400%가 넘는 수익을 거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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