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국 "관객들의 달라진 웃음의 질 느꼈다"(인터뷰)

김건우 기자  |  2009.02.11 05:45
배우 최성국 ⓒ 임성균 기자

최성국이 돌아왔다. 한 때 최성국이 없으면 그 영화는 코믹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되던 때가 있었다. '색즉시공' '구세주' 등 '대박' 친 영화에는 그가 있었다. 그러나 '낭만자객'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등의 영화가 관객의 외면을 받으면서 최성국도 관객의 뇌리에서 잊혀진 듯했다.

최성국은 "겁이 났다. '색즉시공2' '대한이, 민국씨' 등을 보며 관객들이 웃는다. 그러나 나오면서 재미없다고 한다. 관객들이 찾는 웃음의 질이 틀려진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내가 아저씨가 된건가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첫 주연작인 '구세주'의 속편 '구세주2'를 가지고 돌아왔다. 그는 '구세주2'가 2월 개봉 영화 중 최저 기대작 영화라고 소개한다. 최성국은 '구세주2'에서 철없는 부잣집 아들 정환 역을 맡았다. 관객들은 돌아온 '최성국의 코믹'을 웃음으로 화답할까? 최성국을 만났다.

-'구세주2'로 오랜만에 돌아왔다. '구세주2'는 어떤 영화인지.

▶ 전작 '구세주'는 아무도 기대를 안 하는 게 매력이었다. 이번 '구세주2'도 상황이 똑같다. 영화 표어가 '2월 개봉 영화 최저 기대작'이다. 하지만 웃음이 있다.

- '구세주2'에 투자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투자로 보이는 것이다. 사실 수익이 발생하면 달라는 식의 후불제로 바꿨다.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이렇게 참여했다. 물론 조건은 개개인이 모두 다르다. 관객이 80만 넘으면 나를 포함해 모든 사람이 받을 것을 다 받는다. 남자 주인공이 책임져야 하지 않을까? 관객이 100만도 못 든다면 남자주인공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 사실 최근 김수로, 정트리오 등 한국코믹영화를 이끈 배우들의 출연작이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관객들의 웃음 코드가 바뀌었다고 생각하는지.

▶일을 안하려고 했던 게 그것 때문이다. 비슷한 류의 연기를 한다는 점에서 겁이 났다. 무엇을 보여줘야 하나, 이것을 하면 좋아할까?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이하 '김관장') '대한이, 민국씨' 등 모두 극장에서 관객들이 웃는다. 그러나 웃고 나오면서 재미없다고 한다. 웃음의 질이 틀려진 것이다. 내가 아저씨가 된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 그렇다면 '구세주2'에서는 전작들에서 보여준 코믹 코드와 다른 점이 있는지.

▶나는 바뀐 게 없다. '구세주' 1과 2의 차이는 웃음의 표현 방법이다. '구세주'가 코믹을 대표하는 영화는 아니다. '구세주'가 웃다가 쓰러지길 바란 영화였다면 '구세주2'는 남자의 성장기에 코미디, 멜로 등의 다양한 것을 담았다.

- '최성국표 코믹'을 관객들이 웃음으로 화답할지.

▶'최성국표 코믹'이란 단어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애드리브를 해본 적이 없다. 애드리브는 돌발적인 것을 말하지만 촬영 전에 모든 것을 연습하고 들어간다. 가령 춤을 추고 싶다면 미리 춤을 추고 싶으니 화면을 넓게 잡아달라고 이야기한다.

- 코믹 배우란 이미지에 부담감은 없는지.

▶저를 써주는 분들이 원하는 것이 있다. 연기를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한 적이 없다. 서울예술대학 연극과에 입학한 것도 배우고 싶은 학과에 들어간 것이고, 방송국 공채 시험을 본 것은 배운 것을 세상에 실험해보고 싶어서였다. 연기 열정만 가지고 한다는 것은 거짓말 아니겠나?

코미디 연기도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다. 시트콤 PD가 한번 해보기를 제안했던 것이다. 당시에 MBC '베스트극장'과 KBS '드라마시티' 등의 정극도 11개를 찍었다.

- 그러나 '구세주2' 제작보고회 때 연기를 그만두려고 했었다고 밝힌 것은 코믹에 대한 고민 때문이 아니었나?

▶의미없이 일하는 것 같아 쉬고 싶었다. '연리지' '김관장' 등이 연달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고 '대한이, 민국씨' 실패가 타격이 컸다. 그러나 영화 제작자들로부터 시나리오는 꾸준히 들어온다. 그래서 잠시 그만하자. 내가 언젠가 세상에 나갈 때까지는 그만하자고 생각했다.

또 자신감 여부를 떠나서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안 하려고 한다. 데뷔 후 10년 동안 매니저 없이 혼자 일했다. 저는 궁합이 맞는 작품을 해야 한다. 그것은 만드는 사람들과의 호흡이 중요한 것이다. 배우와 일하는 사람을 보고 그 다음에 시나리오를 검토한다.

-'대한이,민국씨'는 어떤 점에서 가장 심적 타격이 컸는지.

▶'대한이,민국씨'는 '구세주'를 촬영하기 전에 계약한 영화다. 시나리오를 받을 때는 '덤앤더머' 같은 코믹 영화였는데 2년 후에 받은 시나리오는 드라마가 되어 있었다. 내게 원하는 게 이게 맞는지 되물었었다. 당시 '추격자'와 붙었는데 첫 주부터 깨졌다. 지금 개봉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지도 모른다.

- 출연작들이 계속 흥행에 실패해 좌절감이 들었을 것 같다.

▶좌절감을 느껴 본 적이 없다. 영화는 운이 따라줘야 한다. 붙는 영화가 뛰어나면 어쩔 수 없다. 지금까지 영화 찍은 것을 보면서 아쉬운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날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매 장면마다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주연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구세주' 한편이다. 나머지는 모두 함께 한 작품들이다. '연리지' '대한이,민국씨' 등이 모두 최성국만 바라본 것은 아니지 않나. '구세주2'는 최성국 영화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감이 크다.
배우 최성국 ⓒ 임성균 기자

-데뷔 후에 특별한 스캔들이 없었다. 연애 소식도 안 들리는데

▶워커홀릭인 편이다. 아직은 연애보다 일이 먼저인 것 같다. 그리고 이제 마흔살이다. 연애 100일하면 청혼을 해야 하는 때인 것 같다. 지금은 조금만 깊어지면 헤어지기 쉽지 않지 않을까?

-결혼 생각이 없는지

▶아직 없다. 아마 결혼할 여자가 있으면 다음날 모두에게 연락을 할 거다. 물론 외로움도 느낀다. 남들이 모두 자는 저녁 10시나 새벽 2-3시, 눈이나 비가 내릴 때 외로움을 느낀다.

보통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와 결혼하고 싶어 하고 30대 중반에는 여자를 고르게 된다. 그리고 30대 후반에는 여자를 보는 눈이 생기고 조심스러워져서 두들기게 되는 것 같다.

-어떤 점에서 여자를 선택하는 게 조심스러워지는지.

▶30대 초반에는 장점을 보고 만나 단점을 찾는다. 그렇지만 30대 후반에는 단점이 무엇이구나를 생각하고 장점을 찾는다. 신중 해진다는 것이다. 외모나 이런 것은 눈에 안 들어온다. 이야기해서 성격을 알 수는 없겠지만, 만나보면 참 착하고 순수한 애라는 것은 느낄 수 있다.

-극중 이영은과 12살 차이다. 멜로 라인도 있는데, 세대 차이를 느끼지 않았는지?

▶배우들과는 모르겠다. 감독들과 느낄 때는 있다. 최근 영화를 데뷔하는 감독들의 나이가 30대 초반이다. 그들은 웃음을 보는 관점이 다르다. 15년 전에는 가다가 갑자기 춤을 추면 웃었지만 지금은 유치하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 에로영화가 안 되는 것은 인터넷에서 쉽게 포르노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미디도 비슷하다. 인터넷에서 UCC 등이 퍼지면서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졌다.

-인생의 목표가 있다면.

▶지금 행복한 삶이 유지되는 거다. 솔직히 말해서 돈 때문에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러나 만족한다. 좋은 사람들과 일하면서 행복하게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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