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은 사람은 동물 키우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SBS 'TV동물농장'의 김민정 PD는 동물전문프로그램 제작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 PD는 '동물농장'이 첫 방송한 지난 2001년부터 햇수로 9년 가까이 이 프로그램을 맡아온 '동물농장'의 '터줏대감'.
'동물농장'은 지난 1일 400회를 맞았다. 또 하나의 '장수 프로그램'이 탄생한 셈이다. 김 PD는 '장수이유'에 대해 "인간이 기본적으로 동물과 함께 생활하니까 그렇지 않나 싶다"고 답했다.
김 PD는 "저를 포함 제작진들이 처음엔 동물프로그램을 한다기에 그냥 좋았다"며 "그러나 이후 변해갔다. 이제는 동물을 함부로 하면 안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크다"고 말했다.
매일같이 동물을 대하고 동물과 교감하는 이들. 실제로도 제작진 거의 대다수가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단다. 그러나 거기에 또 다른 '깨달음'이 있었다.
"애완동물이요? 거의 다 키우는 것 같아요. 안 키우고 있는 사람들도 키우고 싶은데 너무 잘 아니까, '우리 같은 (바쁘고 시간 없는)사람은 동물 키우면 안 된다'란 생각들을 하죠."
비록 잠깐 대하는 '출연동물'이지만 촬영 후 눈에 아른거려 다시 찾아간 적도 있다. 주로 버림받거나 사고를 당한 동물들을 대하다보니 의식적으로도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촬영하면서 학대 받거나 버려진 동물들을 보며 '이건 해도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이런 생각 때문에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게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몇 달간 '동물농장'은 '위기의 동물' 프로젝트를 통해 원인모를 사고로 가죽이 찢긴 고양이 복순이, 실명 위기에 놓인 강아지 초롱이, 목이 돌아간 채 자신의 몸도 못 가누었던 강아지 공주에게 '새 삶'을 선사했다.
김 PD는 그간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 이를 들며 고심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거식증 걸린 강아지 장군이가 숨졌을 때는 PD가 과연 어떤 직업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제는 단순히 키우는 것을 넘어선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애견문화'를 생각하며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