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파리' 양익준 감독 "해외에선 욕을 소통으로 이해하더라"

전형화 기자  |  2009.04.03 16:54
↑영화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 ⓒ사진=임성균 기자


해외에서 잇따라 수상 소식을 전해온 영화 '똥파리' 양익준 감독이 욕이 소통의 수단이 되더란 일화를 전했다.

양익준 감독은 3일 오후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영화 '똥파리' 기자간담회에서 "해외에서 수상을 할 때 소감으로 130분 동안 수많은 폭력과 '씨발놈아'란 욕을 견뎌줘서 고맙다고 했다"고 말했다.

'똥파리'는 욕으로 웃고 울며 내키는 대로 살아가던 남자 상훈이 여고생 연희와 주변 사람들을 통해 가족에 대한 아픔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지난 1월 말 열린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인 VPRO 타이거상을 거머쥔 데 이어 3월에 초청된 4개의 영화제에서 모두 상을 받을 만큼 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양익준 감독은 "외국사람들은 욕을 소통의 방법으로 이해하더라"면서 "나이 많은 외국 관객들이 '씨발놈아'라고 인사를 건내더라"고 말했다.

"영화공부를 해본 적이 없다"는 양 감독은 "어릴적 살던 동네가 난곡이라서 그런 환경들이 이 영화를 만드는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노트북이 없어서 공책에 시나리오를 썼다"면서 "'똥파리'란 제목부터 정해놓고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 감독은 "'똥파리'는 주위에서 피하고 싶은 더러운 존재를 의미한다"면서 "영어제목인 'Breathless'가 의미하는 것처럼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힘든 상황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똥파리'는 16일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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