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파리' 양익준 "전셋값 빼 게릴라처럼 찍었다"

전형화 기자  |  2009.04.03 17:03
↑영화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 ⓒ사진=임성균 기자


해외에서 잇따라 수상 소식을 전해온 영화 '똥파리' 양익준 감독이 영화 제작보다 돈을 구하는 과정이 더 힘들었다는 후일담을 소개했다.

양익준 감독은 3일 오후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영화 '똥파리' 기자간담회에서 "전셋값을 빼서 그 돈을 제작비로 충담했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빌려서 촬영을 하다 전셋값을 뺐고 그것도 모자라 다시 돈을 빌렸다"면서 "나중에는 하루 촬영할 30만원이 없어서 촬영 준비보다 돈을 구하는 게 더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돈이 모자라 게릴라처럼 영화를 찍었다"는 양익준 감독은 "노트북이 없어서 공책에 시나리오를 완성했다"며 열악한 저예산영화 제작 환경을 토로했다. 이어 양익준 감독은 "모두가 피하는 똥파리같은 존재로 가족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면서 "영화공부를 해본 적도 없지만 뭔가를 표현하고 싶은 생각에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똥파리'는 욕으로 웃고 울며 내키는 대로 살아가던 남자 상훈이 여고생 연희와 주변 사람들을 통해 가족에 대한 아픔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똥파리'는 지난 1월 말 열린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인 VPRO 타이거상을 거머쥔 데 이어 3월에 초청된 4개의 영화제에서 모두 상을 받았다.

라스팔마스국제영화제에서 남녀 동반 주연상을, 도빌아시안영화제에서 대상과 국제비평가상을, 프리부르국제영화제에서 학생심사위원단이 주는 The Ex-Change상을 수상했다. 1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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