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참 이어 정은아까지..장수 명MC들 줄줄이 퇴출

김겨울 기자  |  2009.04.14 11:08
허참 정은아


방송사 경영난과 맞물려 경쟁력을 이유로 장수 MC들이 줄줄이 하차하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2일 녹화를 끝으로 1984년 4월 시작해 꼬박 26년 간 방송됐던 KBS 1TV '가족오락관'이 폐지됐다. KBS 측은 "'가족오락관'이 중장년층을 위한 오락 프로그램으로 장수했지만 경쟁력이 떨어져 과감히 타이틀을 버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 '가족오락관'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원조 격이었다. '가족오락관'에서 만든 무수한 퀴즈와 게임들은 이 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응용되거나 영향을 끼쳤다. 무엇보다 장수 예능 프로그램이 된 데 까지 명 MC 허참의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몇 대 몇"이라는 전 국민이 따라하는 유행어를 만든 허참은 여성 출연자와 남성 출연자들이 승부에 안달 나게 만들었다. 출연진들을 '쥐었다'가 '폈다'하며 주무르는 허참의 진행 실력은 명쾌하고도 위트가 있어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특히 아무리 명 MC라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웃음의 코드를 뽑아내기 어렵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허참은 남성 팀, 여성 팀으로 편을 갈라 응원하고 있는 방청객까지 동화시킬 정도로 능수능란한 진행 실력을 선보였다. 그랬기에 그의 하차는 더더욱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이와 함께 '좋은 아침'을 12년간 진행해 온 정은아가 오는 27일 봄 개편을 맞아 하차하게 됐다. SBS 측은 "세계적인 경제난으로 경영 편성을 한다는 방침에 따라 MC를 교체하게 됐다"고 이유를 들며 자사 소속 배기환 아나운서와 여성 아나운서를 기용한다고 밝혔다.

'좋은아침'은 아침 시간 주부 시청자를 대상으로 만든 프로그램 인만큼 주부들의 관심사가 주제였다. 주로 집안 살림하는 데 유익한 정보와 스타 및 스타의 가족들의 출연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주로 꾸며졌던 만큼 주부 MC인 정은아의 친근하고 편안한 진행은 호평을 받아왔다. 그간 김승현에서 이재룡으로 남성 MC들이 바뀌는 동안에도 정은아만은 안방마님으로 1999년부터 자리를 지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과연 정은아의 뒤를 잇는 후임 MC가 그 만큼의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처럼 장수 MC들이 줄줄이 하차하는 데 대해 방송사는 경영난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영난을 이유로 하지만 강호동, 유재석과 같은 인기 MC들이 퇴출당하지 않는 것을 들며 방송사의 입맛대로 골라먹는 식의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장수 MC들과 이별을 고하는 것이 방송사의 변처럼 시대적 흐름인지 단기성과만 운운한 방송사의 실책인지 두고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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