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최한빛, 슈퍼모델대회 본선 진출

문완식 기자  |  2009.07.28 18:27
최한빛 ⓒ송희진 기자

트랜스젠더 최한빛(23)이 편견을 깨고 슈퍼모델의 꿈을 이뤘다.

최한빛은 28일 오후 2시 서울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열린 '2009 슈퍼모델선발대회' 최종예선에서 본선 진출자 32명 안에 당당히 들었다. 본선 진출자 32명에 대해서는 슈퍼모델 자격이 부여된다.

최한빛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과 출신으로 몇 년 전 성전환 수술을 받고, 2006년 법원에서 호적 정정 및 개명 신청을 마쳤다. 최한빛은 평소 꿈이던 모델이 되기 위해 이번 대회에 지원했다.

지난 2005년 최한진이라는 이름으로 SBS '진실게임-진짜 여자를 찾아라'편에 출연한 바 있다.

이날 최한빛은 그간의 논란에도 불구, 매사 당당하게 심사에 임해 눈길을 끌었다.

최한빛은 2차 자기소개 및 장기자랑 심사에서 "저는 대한민국 여성"이라며 "슈퍼모델이 꿈인 한 여성으로서 이 자리에 섰다"고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그는 "남들과 다른 과거를 가졌지만 항상 당당하게 살아왔다"며 "진심을 담아 이 자리에 섰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이어 장기 자랑에서 최한빛은 애절한 음악을 배경으로 자신의 전공인 한국 무용을 선보인 뒤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와 '미쳤어' 에 맞춰 화려한 댄스 무대를 선보였다. 관객들은 환호로 그녀의 무대를 반겼다.
최한빛이 장기 자랑 심사에서 한국 무용을 선보이고 있다 ⓒ송희진 기자


최한빛은 이어진 질문 심사에서 '핫이슈가 됐는데 지금 이 자리에서 여기 있는 심사위원이나 동료, 부모님께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는 주문에 "앞서 얘기 했듯 저는 대한민국 한 여성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심사위원 여러분들께서 트랜스젠더라는 선입견 속에 심사하지 마시고 다른 후보들과 공정하게 심사를 해주시기 바란다"며 "제가 떨어졌을 경우 트랜스젠더라는 선입견이 아닌 저의 실력이 모자라 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고 했다.

최한빛은 "저는 앞으로도 당당하고 숨어살지 않을 것이다"는 말로 말을 맺었다.

한편 이날 최종예선은 1차 예심을 통과한 50명의 후보자에 대해 1차 카메라 심사(워킹 및 포즈 심사), 2차 자기 소개 및 장기자랑 심사, 개별 면접 및 근접 심사 등 총 3시간 30분여에 걸쳐 이뤄졌다. 후보자들은 개관적인 심사를 위해 체형복장으로 심사에 임했다. 최종예선 선발예정 인원은 32명이다.

'2009 슈퍼모델선발대회' 본선은 오는 9월 25일 경남 거제에서 열린다.
기도하고 있는 최한빛 ⓒ송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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