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균 감독의 '해운대'와 김용화 감독의 '국가대표'가 한국영화 부활을 노래하고 있다. 개봉 3주차인 '해운대'는 9일 700만명을 넘어선다. 2주차인 '국가대표'는 8일 200만명을 넘어서 250만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두 한국영화는 7월 중순부터 합쳐서 1000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에 맥을 못 추던 한국영화가 부활의 날개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두 영화의 쌍끌이 흥행은 올해 한국영화가 긍정적인 신호를 여러 곳에서 보이던 차에 터진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상반기 한국영화를 박찬욱-봉준호-홍상수 등 작가 감독들이 주도했다면 여름 극장가는 윤제균-김용화라는 흥행 감독들이 이끌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몇 년간 침체의 늪에 빠졌던 한국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작가 감독들의 영화와 '워낭소리' '똥파리' 등 독립영화들이 관객들에 한국영화에 대한 믿음을 줬다. 박찬욱 감독의 '박쥐'는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으며,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는 해외 영화제에서 16개의 트로피를 안았다. 여기에 '과속스캔들'과 '7급 공무원'에 이어 '해운대'와 '국가대표'가 재미라는 점에서 관객에 신뢰를 안겼다.
올해 한국영화는 위기 속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영화계 숙원 사업인 극장 요금 인상도 이뤘다.
합법 다운로드는 올해가 원년으로 기억될 만큼 노력의 결과가 결실을 맺기 직전이다. 영화 정책을 책임지는 영진위 역시 영진위원장 중도하차라는 불미스런 일이 생겼지만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노조와 사측의 갈등을 봉합했다. 한 영화 제작자는 "긍정적인 신호가 보인다. 불황의 끝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단 두 편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다고 한국영화 미래가 당장 밝아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두 영화의 흥행이 내년 한국영화 전망을 밝히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만일 흥행에 실패했다면 한국영화 양대 강자인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의 영화 사업에 큰 타격을 줬을 게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대표' 흥행은 쇼박스 부활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쇼박스는 하반기 '불꽃처럼 나비처럼'을 위시로 내년 나홍진 감독의 '황해', 장훈 감독의 '의형제' 등 기대작들을 두루 라인업으로 포진하고 있다. 마치 올해 CJ엔터테인먼트가 '박쥐' '마더' '해운대' 등 기대작들을 두루 라인업으로 챙긴 것과 비슷한 모양세다.
끊임없이 매각설에 시달리는 쇼박스에게 '국가대표' 흥행은 내년 상반기 농사까지 훈훈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대'와 '국가대표' 쌍끌이 흥행은 2007년 여름의 재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화려한 휴가'와 '디 워'가 각각 730만명과 842만명을 동원했다. 사실 두 영화는 개봉이 일주일 간격으로 이뤄져 한국영화끼리 제살 깎아먹기가 아니냐는 우려를 샀다. 때문에 현재 형국은 오랜 만에 영화 관계자들을 웃음 짓게 만들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추세로 가면 '해운대'가 1000만명을 넘지 않겠냐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쇼박스는 '국가대표'가 500만명 이상 모을 것을 자신하고 있다.
과연 두 영화가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여파로 하반기 한국영화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이래저래 행복한 여름이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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