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MBC스페셜-박찬호는 당신을 잊지 않았다'가 방송을 앞뒀다. 대한민국 1호 메이저리거, 박찬호를 다룬 '셀리브리티 바이오그래피'(유명인 다큐)다. 과거 이영애와 비, 박지성과 김명민을 다뤘던 'MBC스페셜' 셀리브리티 바이오그래피의 5번째다.
서른일곱, 소속팀인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도 두번째 노장으로 꼽히는 그는 사실 전성기를 훨씬 지난 불펜 투수다. 소중하게 여기던 국가대표 자리도 지난 1월 내놓은 상태다. 그런데 왜, 지금 박찬호인가.
연출자 김철진 부장은 "국가대표 자리도 내놓고, 젊음도 지나가고, 과거 갈채와 영광도 이미 지나간 그가 왜 지금도 공을 던지고 있는지, 그게 궁금했다"고 털어놨다. 김 부장은 "취재를 하고 인터뷰를 하며 느낀 건 박찬호는 여전히 고국과 고국의 팬들을 잊지 않고 공을 던지고 있다는 거였다"며 "그래서 고심 끝에 '박찬호는 당신을 잊지 않았다'는 제목을 뽑았다"고 설명했다.
1994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미국 메이저 리그인 LA 다저스에 입단한 그는 IMF로 온 나라가 휘청이던 1990년대 후반 한국인의 희망과 자부심의 상징이나 다름없었다. 그의 강속구에 백인 거구 선수들이 헛방망이질을 할 때마다 국민 모두가 신이 났다.
박찬호를 직접 취재한 김철진 부장에 따르면, 그가 IMF 당시 국민들에게 선사했던 그런 통쾌함은 아직도 박찬호가 갖고 있는 가장 큰 프라이드다.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 이적 당시 '먹튀' 논란에 시달리며 죽음을 생각했을 만큼 언론에 피해 의식이 있는 그지만, 박찬호를 섭외할 수 있었던 것도 현재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내외적 상황이 한 몫을 했다. 그는 희망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으니까.
김철진 PD는 설명했다. "박찬호에게 메이저리그 15년의 삶이 있지만 그 뒤를 사람들은 잘 모른다. 15년 굴곡진 인생을 또 다른 면에서 보여주는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박찬호는 어려울 때 첫사랑 같은 사람이었다. 정말 자기의 첫사랑을 다시 한번 떠올리는 기분으로 보시면 좋겠다."
박찬호는 이번 스페셜에서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신문지면을 장식하고 추측과 오해를 낳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진짜 박찬호'를 들어본 것이 언제인가 싶다. 10년 전 희망의 상징이었던 그가 말하는 지금의 박찬호가 궁금하다. 지금, '박찬호 스페셜'이 더 반가운 이유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