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호, 제 옷 입은 그가 돋보이는 이유

문완식 기자  |  2009.11.23 10:16
정경호 ⓒSBS


"첫 느낌이 그다지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너를 못 알아봐서 미안해."('그대 웃어요' 18일 방송 중 현수(정경호 분)가 정인(이민정 분)에게)

배우 정경호가 SBS 주말극 '그대 웃어요'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며 부활의 기치를 한껏 올리고 있어 눈에 띈다.

이 드라마에서 정경호는 극중 강만복(최불암 분)의 손자로, 해외에서 자동차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와 국내 굴지의 자동차회사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강현수로 출연하고 있다.

만복이 평생 모시던 회장의 아들 정길(강석우 분)의 큰 딸 정경(최정윤 분)을 대학 신입생 때부터 10년 가까이 좋아했지만, 그녀의 마음을 얻지 못하다가 정길의 집안이 망한 뒤 그들 가족과 함께 살던 중 정경의 동생 정인과 티격태격하다 서로 사랑에 빠진 상태다.

'그대 웃어요'의 정경호를 보자면 제 몸에 딱 맞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다. 2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드라마에서 정경호가 보여주는 까칠하면서도 때로는 어수룩한 모습은 극의 재미를 배가 시키고 있다.

이에 더해 정경호는 극중 이민정과의 조심스런 사랑 연기를 통해 말 그대로 '훈남'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시청자들은 그런 그의 모습에 "'완소' 정경호!", "귀엽고 멋지다"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정경호(왼쪽)와 이민정 ⓒSBS

정경호의 이러한 호연이 돋보이는 이유는, 그가 이번 드라마를 통해 확실히 재기(再起 )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드라마 '개와 늑대들의 시간'에서 국가정보원 요원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정경호는 하지만 올해 초 SBS 사극 '자명고'에 도전했다 쓰라린 맛을 봐야 했다.

정경호는 '자명고'를 통해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 기대를 모았지만 평가는 좋지 못했다. 이 드라마에서 남자주인공 호동 역을 맡았던 정경호는 사극에 출연하면서 "현대극이 더 어울린다"는 평을 들어야 할 정도로 어색한 모습을 보여줬던 게 사실이다.

드라마 또한 한 자릿수 시청률로 조기 종영해 아픔은 더 했다.

실제 정경호는 '그대 웃어요' 방송에 앞서 있는 제작발표회에서 "전작 '자명고'때 마음고생이 좀 있었다"며 "이번에는 잘됐으면 좋겠다. 저는 이제 무조건 잘 돼야한다"고 절실한 마음을 드러낸 바 있다.

'그대 웃어요'의 시청률 순항과 정경호의 연기 호평으로 일단 그는 성공적으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부활의 신호탄은 올랐다. 앞으로 정경호가 얼마나 더 찬란한 재기에 성공할지 기대를 모은다.
정경호(왼쪽)와 이민정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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