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내레이터' 손석희 "원래 말이 빠른편"(인터뷰)

김현록 기자  |  2009.11.26 09:00
손석희 교수 <사진제공=MBC>

8년만에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에 도전한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이색 소감을 밝혔다.

손석희 교수는 다음달 4일과 11일 2주에 걸쳐 방송될 예정인 창사특집 MBC 자연 다큐멘터리 '라이온 퀸'(연출 최삼규 이종렬) 1·2부의 내레이션을 맡았다. 손 교수는 이에 지난 17일 경기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라이온 퀸'의 녹음을 진행했다.

녹음 직후 취재진과 만난 손 교수는 "오랜만에 하려니 어떤 톤으로, 어떤 기분으로 해야할 지 감 잡기가 힘들었다"며 "PD가 별 말을 하지 않으니 별 문제는 없었던 게 아닐까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녹음 중간중간 최삼규 PD로부터 '말이 빠르다'는 지적을 받았던 손 교수는 대개 지적을 하다가 지적을 받으니 어떻냐는 질문에 "지적을 받으니 생소하긴 했다"며 "원래 말이 빠른 편이다. 성격도 좀 급하다"고 웃음을 지었다.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진행중이고, 지난 22일 8년간 진행하던 '100분 토론'에서 하차한 손 교수의 다큐멘터리 녹음은 2001년 이후 8년만의 일. 손 교수는 2001년 대우자동차 1700명 집단해고 당시 'PD수첩' 내레이션을 했고, 그 전에는 1990년대 중반 '이제는 말할 수 있다'에서 다룬 한국전쟁 당시 미군 세균전 의혹 다큐 녹음을 했다고 설명했다. 동물 다큐멘터리 녹음은 방송 경력 20년을 훌쩍 넘긴 그에게도 생소한 일이다.

손 교수는 "입사 초기였던 1985년 아프리카 출장을 갔다. UN이 정한 세계 청소년의 해를 맞아 운 좋게 유럽과 아프리카 등 6개국을 돌며 청소년의 삶을 취재할 기회가 있었다. 마지막 나라가 아프리카 케냐였는데 언젠가 정통 동물 다큐를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24년전의 꿈이 이제야 이뤄진 셈이다.

손 교수는 "24년 전에는 동물 다큐가 많지 않았다. 해외에 나가 찍어오는 야생동물 다큐멘터리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며 "동기인 최삼규 PD와 르포 프로그램인 '현장 85 여기'를 같이 했는데, 24년 전 생각도 나고 해서 같이 해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 PD가 올 초 내레이션을 해보면 어떻겠냐 해서 응하게 됐다"며 "내 스타일이 이 프로그램에 맞겠느냐 했는데 그것이 분위기를 만드는 데 나을 수도 있겠다고 하더라. 내 딴엔 덜 건조하게 하려고 했다. 정형화된 데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손 교수는 생방송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손 교수는 "뉴스도 그렇고, '100분 토론'이나 '손석희의 시선집중'이나 대부분 생방송을 했다. 자의와 타의를 따지기 전 여건이 그랬다"며 "개인적으로도 생방송이 좋다. 한번 하면 끝나지 않나. 긴장도 적당히 된다"고 웃음을 지었다.

'라이온 퀸'은 지난해 호평받았던 '북극의 눈물' 이후 MBC가 창사 48주년을 맞아 MBC가 야심차게 준비한 명품자연다큐멘터리로 아프리카의 광활한 자연과 함께 그곳에 살고 있는 사자 무리의 치열한 삶의 모습을 다룬다. 손 교수는 "본방 사수하려고 한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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