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거기에 인원도 단출해졌다. 타이푼(Typhoon), 로즈(Rose), 어택(Attack), 크리스마스(X-mas) 등 네 멤버의 이름 첫 글자를 따서 지었던 트랙스(TRAX)란 이름은 이제 음반의 음악 한 트랙, 한 트랙 정성을 다해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의미를 담게 됐다.
트랙스가 돌아왔다. 타이푼이란 이름 대신 제이, 크리스마스란 이름 대신 정모라는 본명도 되찾았다. 새 음반을 발매하기까지 3년 6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이들은 조바심 내지도, 우울해하지도 않았다. 그저 있어야 할 곳에 다시 돌아온 사람들처럼 당연하게 무대에 올랐다.
우여곡절 끝에 트랙스는 6곡이 담긴 첫 번째 미니음반을 손에 쥐게 됐다. 그간 정모는 100곡이 넘는 노래를 썼고 그보다 몇 배나 많은 노래가 제이의 목소리로 불릴 뻔 했다. 그 수많은 노래 가운데 오롯이 음악에 대한 욕심만을 남겨서 담은 것이 이 6곡이다. 그런 만큼 음반에 대한 애착도 상당하다. 담겨있는 노래들도 한 가지 색깔만 고집한 게 아니다. 적은 트랙이지만 다양한 트랙스의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타이틀곡은 제가 작곡하고 제이 형이 작사했어요. 슬픈 발라드를 한 번 만들어보자고 해서 시작했는데 그 때가 '오빠밴드' 촬영할 때였거든요. 밝은 내용의 버라이어티다 보니 감정 잡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센티한 기분에 기타 치다 만든 곡이 '가슴이 차가운 남자'에요. 제이 형도 듣고서는 '이거면 되겠다'고 했고요. 사실 만드는 데 시간은 별로 안 걸렸어요.(정모)"
3년 6개월이라면 요즘 아이돌 기준으로는 10장도 넘는 음반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간이다. 트랙스가 음반을 준비하는 동안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f(x) 등 다양한 후배들이 수많은 음반을 내고 인기를 모았다. 이들의 활동을 보면서 트랙스는 불안하지 않았을까. 우리가 잊히는 건 아닐지, 혹은 이대로 사라지는 건 아닐지.
올해가 넘어갔다면 안 나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해요. 계속 작업 하는데도 3년 6개월 동안의 노력을 담았다는 느낌이 드는 노래가 없었거든요. '가슴이 차가운 남자'는 제일 마지막에 작업한 노래에요. 쉬다 보니 가요계가 빠르게 변한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어리고 실력 있는 친구들도 많이 나오고. 저희도 함께 변해야 할지, 아니면 저희 색깔을 지켜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제이)"
밴드 음악이 많이 사라진 이 때 아이돌이 주류가 되어버린 가요계에서 록밴드로, 더군다나 아이돌 왕국으로 불리는 SM엔터테인먼트 출신으로 살아가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이들은 "SM은 아이돌이 부각되어 있을 뿐이지 아이돌만 있는 회사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가족 같은 동료들과 회사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워하기도 했다.
어느덧 이제 연예계 생활 7년차에 접어든 트랙스. 지금까지의 생활을 돌이켜봤을 때 이들이 얻은 것은 뭐고 잃은 것을 뭘까. 확실한 건 지난 세월들이 남겨준 유산들은 앞으로도 트랙스를 더욱 잘 자라게 만들어 줄 밑거름이 됐다는 것이다.
"사람들을 많이 얻었어요. SM이라는 좋은 회사에 들어와 동료들도 만나고 음악적으로도 많이 성숙할 수 있었죠. 제가 생각하는 음악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일본 활동하면서는 통역이 없어도 될 정도로 일본어도 할 수 있게 됐고요. 사실 잃은 건 별로 없어요. 전 제 사생활도 잘 지켜가고 있는 편이고…. 얻은 것만 많네요.(정모)
저도 힘든 건 많았지만 잃은 건 별로 없어요. 쉬는 동안 연예계가 아닌 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죠. 그 사람들에게 많은 걸 배웠어요. 생각도 더 깊게 하게 됐고. 블랙비트의 진영이와 술 한 잔 마시면서 '우리 정말 잘 큰 것 같아, 앞으로도 더 잘하자'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저희를 챙겨주는 모든 분들께 항상 고마울 뿐이에요.(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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