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 '아바타'가 '괴물'을 제치고 역대 흥행 1위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바타'는 1282만 8956명을 동원했다. 현재 추세라면 27일에 '괴물'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아바타'가 '괴물'을 제치면 '타이타닉' 이후 12년만에 외국영화가 국내 흥행 1위에 오르게 된다. 공교롭게도 '타이타닉' 역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작품이었다.
한국영화는 '쉬리'가 1999년 '타이타닉' 기록을 깨기 전까지 줄곧 외화에 1위를 내주곤 했다. 1979년 개봉한 성룡의 '취권'은 자그만치 1985년 '킬링필드'에 자리를 내줄 때까지 역대 1위 자리를 5년 9개월 동안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장악했다. '킬링필드' 역시 1990년 '사랑과 영혼'에 1위를 내주기까지 5년 4개월 동안 자리를 지켰다.
'사랑과 영혼' 역시 '타이타닉'에 1위를 내주기까지 7년 3개월이 걸렸다. 1998년 국내 개봉한 '타이타닉'은 당시 서울관객 197만명을 동원했다.
2000년 들어 전국관객으로 집계하기 전까지 영화흥행 1위는 서울관객수로 집계했다는 한계는 있다. 당시는 서울관객과 지방관객을 대략 1대 1로 추산했다. '타이타닉'은 전국 440여만명이 관람한 것으로 추산한다.
1999년 '쉬리'가 '타이타닉' 기록을 깨면서 12년 동안 1위 자리는 한국영화가 차지했다. 이듬해 '공동경비구역 JSA'가 개봉하면서 기록을 깼고, 이후 '친구'(2001년) '실미도'(2003년) '태극기 휘날리며'(2004년) '왕의 남자'(2005년) '괴물'(2006년)이 바톤을 이어받았다. '실미도'가 1000만명을 넘어선 이래 1000만 영화가 해마다 등장했다.
하지만 불법다운로드가 횡횡하고 그 결과 2차 판권 시장이 무너지는 등 안으로 곪아들어간 시기이기도 했다. 극장요금도 7년 동안 인상되지 않은 채였다. 2006년 한 해 동안 140편의 상업영화가 만들어지는 등 한국영화는 거품이 커졌다. 그 결과 이듬해 위기론이 불거지고 투자가 줄어들며 영화제작 편수가 급감했다.
'괴물'이 2006년 1위를 차지한 뒤 그 자리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은 한국영화에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 잡는다.
'아바타'가 1위를 차지할 게 분명한 요즘, 한국영화인들의 자세는 어떨까?
'국가대표'를 제작하고 '미녀는 괴로워2'를 준비 중인 KM컬쳐 심영 이사는 "다시 목표가 생겼다"면서 "마음가짐을 다잡게 됐다"고 말했다. '아바타'로 역대 2위 자리를 내준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은 보다 분명하게 밝혔다.
이준익 감독은 "오히려 고무적인 일"이라며 "한국영화가 새롭게 뛸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은 "점점 자본의 논리로 볼거리 위주의 영화가 양산되면서 이야기 중심의 한국영화는 설자리를 잃는 게 아닌지 우려는 된다"면서 "더욱 분발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과연 '아바타' 1위 시대를 한국영화가 마감할지, 시간은 얼마나 걸릴지, 12년이 걸리는 것은 아닐지,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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