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지만 여렸던 故최진영, 누나 곁에 잠들다

길혜성 기자  |  2010.03.30 16:52
故최진영 ⓒ사진=홍봉진 기자

고(故) 최진영이 만 서른아홉이란 너무도 이른 나이로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최진영의 삶은 드라마 그 자체였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지인들과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최진영을 기억하는 지인들은 그를 "강하고도 여렸던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작은 체구지만 꿈이 컸고 야무졌다. 자신과 가족에 대한 오해에도 언제나 떳떳이 맞섰다. 하지만 정이 많은 성격이어서 주변의 오해에는 쉽게 상처 받곤 했다. 그리고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외로웠다."

생전 최진영에 대한 지인들의 평가다.

최진영의 삶은 들여다보면, 왜 그가 강하면서도 여릴 수밖에 없었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어린 나이에 누나인 톱스타 최진실 보다 먼저 연예계에 발을 디뎠던 그는 90년대 연기자와 가수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하이틴 영화에 출연하던 그는 90년대 초 MBC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시청자들에 얼굴을 확실히 알렸고, 현역 복무를 마친 직후에는 SBS '도시남녀'에 나서며 건재함을 뽐냈다.

90년대 말에는 스카이란 이름으로 가수로까지 활동 분야를 넓혔다. 최진영의 첫 앨범은 타이틀곡 '영원'이 대히트를 하며, 그에게 연예 생활 간 '최고의 시간'을 안겨줬다.

하지만 하늘은 그에게 행복의 시간을 그리 오래 주지 않았다.

2002년 말 누나 최진실의 파경을 옆에서 지켜보며, 자신도 뉴스의 중심의 섰다. 이후에도 최진영은 원치 않게 갖가지 사고의 주인공이 됐고, 연예계 주류에 더 이상 끼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 2008년 10월에는 세상에 하나 밖에 없던 누나 최진실까지 떠나 보내야했다.

이렇듯 최진영의 연예 생활은 마치 롤러코스터 같았기에, 그는 자신과 가족을 위해 필히 강해져야만 했다 하지만 강해지려 애쓰면 애쓸수록 약해질 때도 많은 게 사람이다. 그러던 중 그가 우울증과 스트레스로 자살을 했다는 소식이 29일 들려왔다.

한 지인을 말한다. "(최)진영이가 차라리 약은 사람이었더라면 좋았을 텐데...그랬다면 이런 일은 안 생겼을 거잖아요"라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오래 전, 기자에게도 최진영은 강함과 여림이 함께 느껴지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환희에게 '삼촌이 뭐하는 사람이야?'라고 물어봤더니 '우리 집에서 밥 먹고 나랑 노는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하하. 그런데 새로 나온 제 뮤직비디오를 보여주니 '우리 삼촌은 가수! 가수!'라며 너무 좋아했어요. 누나와 조카들 걱정은 마세요. 제가 항상 지킬 거예요. 결혼은 당분간 안할 거예요."

최진실의 이혼이 마무리 된 뒤, 지난 2004년 10월 최진영이 3집 '그 때까지만'을 냈을 때 했던 말이다.

이제 세상의 고민을 내려두고 깊은 잠에 든 최진영. 더 이상 강하게 살아가려 애쓰지 않아도 되니, 누나 옆에서 편안하게 마냥 웃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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