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로 칸을 찾은 임상수 감독은 당당하고 자신감에 넘쳤다.
14일 오후1시(현지시간) 칸국제영화제 본부인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열린 '하녀' 기자회견이 열렸다. 63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영화제 개막 이후 세 번째 열린 공식 기자회견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세계 각국 200여 취재진이 몰려 '하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미국과 독일, 인도네시아 등 각국 기자들은 임상수 감독에 '하녀'에 담긴 의미 하나하나를 짚으며 세심한 질문을 던졌다.
임상수 감독은 경쟁 부문에 처음으로 초청됐지만 외신들의 질문 하나하나에 자신있고 당당하게 답했다.
임상수 감독은 "고 김기영 감독의 '하녀'는 50년 전 작품이다. 그 때 당시 한국의 사회상을 담았다면 이번 작품은 2010년 지구 전체에 깔려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50년 전과 지금 한국은 무척 달라졌지만 하녀가 주인집 남자의 아이를 갖게 됐을 때 반응은 어떨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임 감독은 "첫 시퀀스에서 한 여자가 떨어져 죽자 은이(전도연)가 그 흔적만 보게 된다. '하녀'는 은이라는 여자가 왜 자살을 선택하는지를 보여준다. 이야기만 듣자면 누구집에서 하녀가 자살했다더라는 것이지만 그 안에 어떤 이유가 담겨있는지를 보여 준것"이라고 '하녀'에 대해 설명했다.
임상수 감독은 아르메니아의 한 기자가 여성을 잘 그리는 까닭에 대해 묻자 "아시아 감독들 대다수가 남자"라면서 "그들은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는 데 반해 난 좀 덜 그렇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임 감독은 "기본적으로 남자보단 여자를 훨씬 좋아한다"고 덧붙여 좌중을 폭소케 했다.
그는 "히치콕의 영향을 받아 폐쇄적인 서스펜스에 주안점을 뒀다"면서 "히치콕 방식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뒤틀고 보다 깊게 들어가 인생에 아이러니가 담긴 서스펜스를 주려했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하녀'를 블랙 코미디로 받아들이는 시선에 "블랙 코미디나 풍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원래 인생은 블랙 코미디"라고 설명했다.
"영화로 사회운동을 한다"는 평을 가장 좋아한다고 답한 임상수 감독은 "이전까진 한국관객을 대상으로 한국 역사와 사회적인 문제를 바탕에 깔았다면 이번 영화는 좀 더 유니버셜하게 생각하고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상수 감독은 칸으로 출발하기 전 '하녀'가 이번 영화제 경쟁작 중 가장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데 대해 "칸에 가든지 말든지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만든다"면서 "그것이 과장된 이야기인지 아닌지는 축제 끝까지 기다리면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임 감독은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을 '복수'라고 표현한 데 대해 "한국영화가 2편이나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은 놀라운 것"이라며 "늘 가던 감독님이 있는데 내가 끼어든 게 약간 고소하게 느껴졌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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