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 신스틸러 박지영 "악녀 연기 이정도면 OK?"

[인터뷰]

김건우 기자  |  2010.05.22 11:17
ⓒ홍봉진기자 honggga@
제63회 칸국제영화제 수상이 유력시 되는 '하녀'에는 숨은 주인공이 있다. '하녀'는 하녀 은이(전도연 분)와 주인집 남편 훈(이정재), 안주인 해라(서우 분)의 갈등과 이를 지켜보는 늙은 하녀 병식(윤여정 분)의 이야기다. 하지만 진짜 갈등을 유발하는 사람은 해라의 어머니 역을 맡은 박지영이다.

박지영은 1960년 원작 '하녀'에서 악행을 저지르던 안주인의 역할을 한다. 자신과 자신의 딸의 신분상승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은이에게 못된 짓을 서슴지 않는다. 훈과 해라가 고결한 척 하며 자신들의 욕망을 포장하려한다면, 해라모는 일관된 속물근성을 보여준다. 박지영이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은이를 쳐다보며 "백치 같은 년"이라 외치는 모습은 극중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박지영에게 '하녀'는 20년 연기 인생 중 3번째 스크린 진출작이며 가장 나이 대가 높은 인물이다. 실제 나이 42살인 그녀는 극중 친정엄마 역할 때문에 출연을 고민하였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받고 나이 때문에 거절 했다가 촬영 직전 출연을 승낙했어요. 임상수 감독님이 해라모 역할은 단순히 해라의 어머니가 아닌 성적 매력이 넘치며 극중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인물이라고 하셔서 출연을 결심했죠."

이에 그녀는 나이를 잊고 연기에 몰입했으며, 이 같은 전략은 그대로 적중했다. 관객들에게 박지영의 해라모 연기는 신선하게 느껴졌고, 물리적인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임상수 감독이 노린 히든카드로 손색이 없었던 것이다.

관객들은 은이와 훈의 베드신보다 해라모와 훈이 앉아서 긴장감 있게 대화하는 장면을 기억한다. 이정재가 박지영에게 "질문은 제가 합니다"라고 하는 신은 그들의 속물근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박지영도 이 장면과 침실에서 해라에게 속삭이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홍봉진기자 honggga@
박지영은 현재 베트남에서 생활 중이다. 베트남 방송국의 사장으로 일하는 남편을 위해 연기를 잠시 접고 내조의 길에 들어섰다. 그녀의 연기컴백은 2007년 '우아한 세계'였다. 그녀에겐 이제 주인공을 그만해야 한다는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고 전했다

"제가 연기를 잠시 쉬려고 생각한 것은 주인공 역할을 그만 놓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캐릭터 있는 연기자로 자리는 잡았지만 23살에 제가 맡았던 역할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쉬면서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가정생활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녀는 쉬는 시간 동안 재충전의 기회를 마련했다. 현장에 나가면 연기에 대한 떨림이 있었지만 그 이상의 자신감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됐다. 박지영이 뒤늦게 스크린에 진출해 매력을 뽐낼 수 있는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박지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그녀의 다른 매력을 발견해주길 기대한다. 악녀 역할만 들어오지 않겠냐는 말에 "스마트한 사람이라면 다른 제 얼굴을 발견하지 않겠어요"라고 응수한다. "제가 사실은 악랄한 사람이 못 돼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영화의 매력에 빠지고 있을 뿐이에요" 새로운 매력으로 관객에게 다시 나타날 그녀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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