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잦다. 방송 드라마의 제목들이 영화의 제목과 같은 경우가 빈번하다. 새로운 드라마들은 끊임없이 탄생되는데 드라마 제목을 들어보면 낯설지 않다.
◆ '못된' 남자와 '나쁜' 남자의 차이 - 영화 '나쁜 남자' VS 드라마 '나쁜 남자'
최근 첫 방송을 한 SBS수목드라마 '나쁜 남자'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나쁜 남자'와 제목이 같다. 제목이 노골적인 탓일까. 두 영화는 제목처럼 나쁜 남자가 주인공이다. 그러나 같은 나쁜 남자지만 캐릭터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를테면 드라마 속 나쁜 남자 건욱(김남길 분)은 복수를 꿈꾸며 여자들의 마음을 이용하지만 어린 시절의 아픔 때문에 때로는 눈물을 흘리는 인물로 모성애를 자극할 수 있는 매력적인 '나쁜 남자'다. 반면 영화 '나쁜 남자'의 한기(조재현 분)는 정말로 성질이 고약한 '못된 남자'다. 한기는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대생에게 강제 키스를 하고, 급기야는 창녀촌으로 끌어들이기 까지 하는 남자다. 같은 제목의 영화와 드라마지만 그 주인공 남자의 모습은 판이하게 다르다.
◆ 따뜻한 '가족애' 교집합 - 로베르토 베니니 표 '인생은 아름다워'VS 김수현 표 '인생은 아름다워'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제목에서 비춰지듯 영화와 드라마 모두 따뜻한 가족애를 보여준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독일의 유태인 말살 정책으로 인한 암담한 현실을 보여준다. 반면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재혼 가정의 화합과 사랑을 밝고 경쾌하게 그린 작품이다. 이렇듯 각 각 담고 있는 배경과 분위기는 사뭇 다르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가족애'는 이 두 작품의 교집합이 된다. 영화는 나치 강제수용소에 갇힌 상황을 아버지가 아들에게 숨바꼭질이라고 거짓말을 하며 수용소의 잔인한 상황을 아들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하며 부성애를 발휘한다. 상황이 주는 비극에도 불구, 희극적인 요소가 가미된 부분이다.
◆ 무관하게 같은 제목 - 영화 '나는 전설이다' VS 드라마 '나는 전설이다'
윌 스미스가 주연한 '나는 전설이다'와 SBS 8월 방송예정인 '나는 전설이다'는 그야말로 제목만 같을 뿐 내용은 전혀 무관하다. 영화 '나는 전설이다'는 2012년 인류의 멸망을 그린 SF장르이다. 반면 드라마 '나는 전설이다'는 대한민국 아줌마들이 모여 전설의 밴드를 결성해 내면의 아픔을 음악으로 달래는 동시에 한 인간으로 맞서는 여성들의 성장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다. 내용과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제목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것은 바로 주인공 이름이다. 드라마 주인공의 이름이 바로 '전설'이기 때문이다. 황당하리만큼 두 작품은 제목만 같을 뿐 너무도 다르다.
그 밖에도 MBC '이브의 모든 것''네 멋대로 해라''굳세어라 금순아' SBS '가문의 영광' 등은 같은 제목의 영화가 있는 작품들이다.
이런 현상들이 자주 있지만 드라마 관계자는 "드라마 제목을 정할 때 영화 제목까지 염두 해 두지는 않는다"며 "의도한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영화와 드라마 제목이 같은 경우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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