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으로 자살한 골키퍼, 여전히 독일팀에

김성지 기자  |  2010.06.15 16:37
독일과 호주의 2010 남아공월드컵 예선 첫 경기가 있었던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한 선수의 유니폼이 고이 접힌 채 독일 팀 벤치 한 켠을 차지하고 있었다. 유니폼에는 등번호 1번과 함께 'Enke'라는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로베르트 엔케는 노쇠해가던 레만을 이어 독일 국가대표 골키퍼 자리를 메울 뛰어난 선수였다. 하지만 작년 11월 10일 달리는 기차에 몸을 던져 짧은 생을 마감했다. 2006년 5월, 2년 2개월 된 딸 '라라'를 희귀 심장병으로 잃고 우울증을 앓아 왔던 것이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됐었다.

사망 이틀 전까지 분데스리가 경기에 출전했고, 국가대표 감독이 가장 신뢰하던 골키퍼의 사망 소식은 베를린 장벽 붕괴 20주년으로 축제 분위기던 독일 국민들을 침울하게 만들었다.

당시 엔케의 자살에 놀란 독일축구협회는 칠레와의 평가전과 분데스리가 일정을 취소했고, 닷새 뒤 대표팀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노버의 홈구장 AWD 아레나에서 장례식이 열렸다.
↑2009년 11월 18일 독일과 코트디부아르의 평가전에서 벤치에 놓여있는 엔케의 유니폼.

엔케가 살아있었다면 출전 가능성이 높았던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팀은 엔케에 대한 여전한 우정을 보이고 있다. 월드컵 출전 전부터 뢰프 감독과 선수단은 엔케의 관에 근조 화환을 바치며 월드컵에서의 선전을 다짐했었다.

뢰프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우리의 행진에는 늘 엔케가 함께 할 것이다”며 고인에 대한 변치 않는 애정을 드러냈다. 주장인 필리프 람은 “우리는 엔케를 잊을 수 없다. 월드컵 기간 동안 모든 이들이 그를 기억할 것이다. 엔케를 생각하며 승리하겠다”며 승전의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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