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외화 시리즈물 성적표는?③

[★리포트]

임창수 기자  |  2010.07.29 08:35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스파이더맨3' '이클립스''라스트 에어벤더' '고사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 '토이스토리3'의 포스터

올 여름 극장가에 시리즈물이 대거 포진해 눈길을 끈다. 7월 초 극장가 흥행을 주도한 '이클립스'와 '슈렉 포에버'에 이어 11년 만에 돌아오는 '토이스토리3'를 비롯해 '고사2', '스텝업 3D', '내니 맥피2 - 유모와 마법소동' 등 시리즈물의 속편들이 속속 스크린을 찾는다. '라스트 에어벤더'는 3부작 시리즈물로 기획돼 첫 작품을 선보인다. 쉬지 않고 이어져 온 시리즈물의 제작. 그간의 흥행 성적은 과연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리즈물의 성적은 대체로 우수하다. 외국 영화일 경우 더더욱 그렇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역대관객 순위를 살펴보면, 외화 가운데 역대 흥행 상위 20위권 내에 무려 13편이 시리즈물이거나 속편의 제작이 진행 중인 영화들이다.

'전작만한 속편이 없다'는 말 또한 이제는 옛말이 돼버렸다. 많은 작품들이 기획 단계부터 시리즈 물 제작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며, 전작의 흥행이 전제되지 않는 한 속편의 제작이 이어지지도 않는다. 실로 많은 시리즈물의 속편들이 전작의 후광을 입고 훌륭한 성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들에서 두드러진다. 92만 관객의 '배트맨 비긴스'의 기록을 4배 이상의 차로 경신한 '다크나이트'를 비롯해 30일 만에 1편의 흥행기록을 추월한 '아이언맨2', 744만 관객 동원의 1편을 739만 관객으로 바짝 쫓은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까지. 극장가에서 '형 만한 아우'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트와일라잇' 시리즈, '해리포터' 시리즈 등도 어김없이 흥행에 성공하며 사랑받았다.

매력 넘치는 주인공들과 악당, 현란한 시각효과는 이들 영화가 가진 최고의 매력. 소년들의 로망인 변신합체 로봇은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통해 스크린에 강림했고, 마블엔터테인먼트는 '아이언맨' 시리즈의 성공으로 본격적인 '마블왕국' 건설에 들어갔다. 피터 잭슨 감독이 스크린에 수놓은 중간계는 판타지 팬들의 경탄을 자아냈으며,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주인공 로버트 패틴슨은 '소녀들의 대통령'이 됐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더하며 사랑받아온 케이스도 있다. 가깝게는 '트와일라잇', '뉴문'의 140만, 195만 관객을 뛰어넘으며 흥행중인 '이클립스'가 그렇고, 시리즈 완결작으로 59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시리즈 최고 흥행성적을 거둔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이 그랬다. '스파이더맨' 시리즈도 3편이 493만 관객을 동원, 시리즈 최고 흥행기록을 다시 썼다.

반면에 각각 340만, 462만 관객을 동원한 '슈렉2'와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처럼 시리즈 2편으로 가장 많은 재미를 본 경우도 있다. '매트릭스' 시리즈도 '매트릭스2: 리로디드'가 351만 관객을 동원한데 반해, 3편 '매트릭스3: 레볼루션'은 224만 관객에 그쳤다. 시리즈물 또한 전작의 명성 덕을 볼 수 있을지언정 흥행을 결정짓는 여러가지 변수들에 의해 제각각의 성적을 보이는 것이다.

시리즈의 명성이 너무나도 거대해 뛰어난 흥행성적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을 남긴 작품들도 있다. '다이하드4.0',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왕국의 모험',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등은 각각 338만, 413만, 45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전작들의 아성에 그 빛이 바랬다.

흥행 성적만으로 시리즈물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에 무리가 따르는 것은 그래서다. 꾸준한 관심 속에서 속편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정말 사랑받는 시리즈물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닐까. 22편의 시리즈가 제작되며 제임스 본드라는 이름을 세계인의 머릿속에 박아 넣은 '007 시리즈'나 여전히 SF영화의 전설로 군림하는 '스타워즈' 시리즈처럼 말이다.

올 여름 극장가를 찾는 시리즈물들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까. 여름마다 극장을 찾았던 대박 작품에 대한 갈증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야심차게 극장 정벌에 나선 시리즈물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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