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화, '풀포러브' 독한 사랑을 꿈꾸다

시퍼렇게 멍 들고, 피 튀기고.. 그리고 울부짖다

김겨울 기자  |  2010.08.15 15:03
김정화 ⓒ이동훈기자 photoguy@


배우 김정화가 무대에서 악을 지르고 침대에서 구른다. 발버둥을 치고, 내 팽겨 쳐지고, 처절하게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조그만 소극장에 그녀의 거친 숨소리와 충동이면서도 우발적인 행동, 침과 눈물이 동시에 튀기는 데 다 보인다. 김정화는 메이로 살아가고 있다.

사랑마저도 사치인 이복 남매의 사랑 혈투 극을 넋 놓고 보다보면, 그만 극은 끝나버린다. 기승전결은 커녕, 뚜렷한 결말도 모른 채 그렇게 극이 끝나버린다.

연극 '풀 포 러브'의 줄거리는 이렇다. 이복남매란 사실을 알기 전부터 서로를 사랑했던 메이와 에디, 둘은 이기적인 아버지로 인해 이복남매의 삶을 받아들이게 된다. 거기서부터 비극은 시작됐다.

이 치열한 극에 출연하는 김정화는 '풀 포 러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김정화는 "멜로 액션극? 하하"라며 "두 남녀의 처절한 싸움이다. 아직도 놓지 못하는 이복 남매란 끝으로 연결돼 있는 사랑, 여하튼 공연을 마치면 허기가 지는 작품"이라며 웃었다.

최근 공연을 마친 김정화와 대학로 근처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김정화는 방금 전까지 무대 위에서 보여줬던 메이의 모습 그대로 나타났다. 흐트러진 머리까지도.

"보통 공연 끝나면 배우들이 (꾸미느라)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일찍 나왔다"는 기자의 말에 김정화는 "다를 게 있나?"라며 웃었다. 예나 지금이나 털털한 모습 그대로다. 함께 있던 사람들과 '잔~'을 외친 후 바로 극 '풀 포 러브'로 넘어갔다.

'너무 뒹굴어서 몸이 성하지 않겠다'는 기자의 말에 김정화는 그간의 흔적들을 보여줬다. 이십 대 여인에게서 볼 수 없는 시퍼렇고 빨간 멍 자국이었다.

"멍들었을 때는 오히려 몰랐다. 한 번은 연습을 마치고, 대기실로 향하는 데 조연출이 뛰어오더라. 그러더니 '괜찮냐'고 묻더라. 알고 보니 연습하던 중에 침대에 내가 피를 쏟았다고 하더라. 그리고 다리를 보니까 무릎에서 피가 줄줄 흐르더라."

상처 하나에도 민감할 것 같은 이 여배우는 오히려 대수롭지 않게 "멍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고, 다만, 똑같은 데 또 다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아픈 것도 잊을 정도인 '풀 포 러브', 김정화는 그만큼 메이 역에 매료됐다고. "연극은 처음 해보는데, 메이는 보여줄 게 많은 역이다. 다양한 모습을 무대 위에 올리는 것도 재밌고, 욕심이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초연이라 김정화의 메이를 만들고 싶었다."

그만의 메이를 만들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다했다. 연출과 더블 캐스팅 된 동갑내기 김효진과 만날 때마다 메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연구했다. 그러면서 감각 연기를 배웠단다.

김정화는 "연출이 '감각 연기'를 하라고 요구했다. 처음에는 '감각 연기가 뭘까'라며 답답했다. 감각이 살아있는, 그런 것을 무대 위에서 이야기하라고 하는데, 앉아있고 움직일 수조차 없을 때도 감각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며 말을 이었다.

그는 "조금씩 배워갔다. 공간 안에서 작은 움직임에도 관객들이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이용하려고 애썼다. 그냥 앵무새처럼 하는 게 아닌, 아직도 극복해야할 일이긴 하지만, 확실히 브라운관에서 바스트만 찍는 것과는 다른 무엇이다"라고 설명했다.

연극의 매력에 단단히 빠진 그녀다. 그녀는 이번 작품이 자신의 연기 인생에 또 다른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 확신했다.

"어려서 PD들과 매니저들 사이에서 아침에 눈을 뜨면 촬영장을 갔던 것과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무대 위의 연극을 통해서 난 하루하루 연기에 자신을 얻어가고 있다. 아직 내가 만든 메이가 완성됐다고 할 순 없지만, 이 공연에 서는 마지막까지 김정화의 메이는 조금씩 완성돼 갈 것이다. 그리고 메이로 인한 김정화도 성장해 갈 것이다. "

김정화 ⓒ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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