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결방에 시사교양국PD '긴급회의'

김현록 기자  |  2010.08.18 11:32

MBC 'PD수첩'의 유례없는 방송 취소 사태에 MBC 시사교양국 PD들이 18일 오전 긴급 대책 회의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17일 오후 방송 예정이었던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이 방송 3시간 전 임원 회의의 결정으로 방송되지 못한 데 18일 오전 회의를 열고 대해 향후 대책을 논의중이다.

한 시사교양국 PD는 "친 정권 인사인 김재철 사장이 온 뒤 불필요한 외압이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그 우려가 이번 일로 현실화됐다"며 "사장이 나서서 사전 심의를 요구하며 방송을 취소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침통해했다.

이 PD는 "정권과 불편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사장이 방송을 미리 봐야 한다는 건 궤변이자 이치에도 맞지 않는 일"이라며 "시사교양국 차원에서 일단 입장 정리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노조에 따르면 MBC가 사장 지시로 방송을 내보내지 못한 것은 지난 1990년 우루과이라운드를 다룬 'PD수첩' 이후 20년만이다 처음이다. 당시 이는1992년 9월 MBC 50일 파업으로 이어졌고 당시 최창봉 사장은 끝내 물러났다.

한편 지난 17일 방송 예정이었던 'PD수첩' '수심 6m의 비밀' 편은 방송 약 3시간 전인 오후 8시께 열린 임원회의에서 방송 보류가 결정돼 끝내 전파를 타지 못했다.

이날 'PD수첩'은 국토해양부 산하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지난 2008년 9월부터 12월 사이 4대강 살리기 계획의 기본구상을 만들기 위한 TF팀이 조직됐으며 이 팀에는 청와대 관계자 2명을 비롯, 국토부 하천 관련 공무원들이 소속돼 있었다는 내용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강 바다을 수심 6m로 준설하는 것은 선박을 띄우기 위해서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17일 서울 남부지방법원은 국토해양부의 'PD수첩' '4대강, 6m의 비밀'에 대한 방송금지가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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