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종 "'전우'는 반공 아닌 반전 드라마"(인터뷰)

문완식 기자  |  2010.08.24 13:58


"솔직히 힘들었어요."

검게 그을린 얼굴이 그간의 고생을 말해주고 있었다.

최수종은 지난 2달 아니 촬영 준비까지 합치며 3월 말부터 5개월 가까이 '중사 이현중'으로 살았다. 경남 합천 등 지방 세트장을 오가며 산을 오르고, 포화 속에 몸을 맡겨야 했다. "동료들 덕에 무사히 마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하는 최수종을 23일 오후 KBS 1TV 6.25 60주년 특별기획드라마 '전우' 종방연 자리에서 만났다.

최수종은 '전우'의 의미에 대해 "단순히 예전의 '전우'를 리메이크했다고 생각했다고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번 '전우'는 다른 드라마였다"라고 말했다. 앞서 '전우'는 지난 1975년과 1983년에 두 차례에 걸쳐 방송된 바 있다.

그는 "이 드라마는 반공(反共)드라마가 아니다"라며 "반공보다는 반전(反戰)이 어울린다. 어떤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떠나 인간애를 그린 휴먼드라마고, 전쟁으로 인한 아픔을 얘기한 드라마"라고 말했다.

최수종은 드라마 초반 불거졌던 이른바 '고증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전우'는 방송 초기 6.25가 배경임에도 불구, 1970년대 베트남전쟁 당시 사용됐던 헬기가 등장,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전쟁이나 무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많은데 상당히 놀랐어요. 어떻게 당시에 저런 무기가 있나. 저건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준비할 때부터 전쟁 그 자체가 아닌 드라마를 보여드려야겠다는 데 출연진과 제작진의 생각이 일치했어요. 솔직히 60년 전 그 모습 그대로를 화면에 옮긴다는 것은 여러 여건상 힘든 일이잖아요. 때문에 드라마로서 그 안에 담긴 얘기를 전하는 데 주력하려 했습니다."

'전우'는 지난 22일 마지막회에서 분대원을 모두 잃은 이현중이 새로 분대를 구성, 전장에 다시 나가는 모습으로 끝을 맺었다. 방송 후 많은 시청자들이 시즌2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최수종은"마지막회에 현중이 새롭게 분대를 꾸며 북으로 가는 모습을 보고 시즌2에 대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 장면은 어떻게 보면 남과 북의 끝나지 않은 전쟁을 얘기한다고 볼 수 있다. 그 다음 이야기는, 평화와 화해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이번에 함께 한 배우들과 또 다시 호흡을 맞추고 싶은 생각은 있다"며 "하지만 시즌2라면 시즌1을 이어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기보다 기획이나 구성면에서 보다 획기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날 종방연에서 기자와 만난 이응진 KBS 드라마국장은 "'전우' 시즌2를 계획 중"이라며 "최수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 막 전장에서 돌아 온 그에게 '전쟁'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최수종은 "전쟁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며 "지금 우리가 G20회의를 준비하는 데 어떻게 보면 이는 환경을 위한 정상회의 일 수 있다. 우리가 지금 생각해야 하는 것은 전쟁이 아닌 환경,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준 '전우'가 이 시대에 전하는 메시지로서 훌륭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수종은 '도망자' 후속으로 오는 12월 8일 첫 방송예정인 KBS 2TV 수목극 '프레지던트'(극본 손영목 연출 김형일)에 주인공 장일준 역으로 시청자를 찾는다. 인권변호사 출신의 3선 의원으로 대권에 도전하는 인물이다.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준비가 돼 있습니다. 또 한 번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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