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올해 시상식 결과를 살펴보면 아쉽게 외면받은 영화들을 비롯해 올 영화계를 뒤흔든 갖가지 논란들이 포함돼 있다.
올해 한국영화 뜨거운 감자 중 하나는 이창동 감독의 '시'였다. '시'는 영진위 제작 지원을 놓고 일부 심사위원이 시나리오가 아닌 트리트먼트를 제출했다며 0점을 줘서 탈락시켰다. 이후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아 논란이 점화됐다.
영진위에서 0점을 받은 각본이 세계적인 권위 영화상에서 각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시'는 부일영화상에서 작품상과 각본상을, 영평상에서 작품상과 각본상을, 대종상에서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시나리오상을 받았다.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는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을 받았으며, 출품을 거부한 청룡영화상에서는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출품한 시상식에서는 모두 각본상을 받아 0점 논란을 비웃는 결과를 낳았다.
장훈 감독의 '의형제'는 왕따 의혹이 일기도 했다.
지난 2월 개봉한 '의형제'는 546만 관객의 사랑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지만 유독 시상식과는 인연이 없었다. '의형제'는 제8회 대한민국영화대상과 제47회 대종상, 18회 춘사영화제에서 단 한 개의 트로피도 받지 못했다.
'의형제'는 3월 열린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시나리오상을 수상했지만 그 뿐, 영화대상 시상식에서는 호연을 펼친 강동원과 송강호가 모두 주연상 후보에서 탈락할 만큼 푸대접을 받았다.
개봉 당시 관객과 평단 모두로부터 호평을 끌어내며, 원빈의 '아저씨'가 개봉하기 전까지 올해 최고 흥행작 자리를 지켰다는 점에서는 초라하다 할 만한 성적이다.
비록 청룡영화상에서 작품상을 수상했지만 6개 부문에 후보에 올랐으나 마지막까지 호명되지 않았던 터라 깜짝 수상이란 표현이 어울렸다.
'의형제'의 연이은 불운은 대개 영화 시상식이 하반기 집중되기 때문에 연초에 개봉한 작품들에 불리한 경우가 많다고 영화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지나친 외면에 '의형제'가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남파 공작원과 전직 국정원 직원의 이야기를 다루는 '의형제'를 높이 평가하기 어려워졌을 것이라는 입소문도 돌았다.
두 차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는 등 올 여름 가장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던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 역시 각종 시상식에서 철저히 외면 받았다. 청룡영화상에서 조명 등 3개 부문에서 수상했지만 주요 부문 수상은 없었으며 다른 시상식에선 이 마저도 없었다.
'악마를 보았다'에 호오가 크게 엇갈린 것을 고려할 때 이 같은 결과는 의외로 비쳐진다. 용기있는 선택 자체가 없었다는 뜻이다. 특히 5년만에 상업영화로 복귀한 최민식은 연쇄살인범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했던 터라 아쉬움이 더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하하하'로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에 대한 푸대접도 여전했다. 홍상수 감독은 대한민국영화영화대상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에 '하하하'와 '옥희의 영화'로 후보에 올랐으나 고배를 마셨다.
홍상수 감독은 1996년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1998년 청룡영화상 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이래 국내 주요 시상식에서 철저히 외면받았다. 부일영화상과 부산영평상, 영평상에서 트로피를 안겼지만 청룡, 백상, 대한민국영화대상, 대종상 등 빅4 시상식에선 환영받지 못했다.
'시'와 '이끼', 그리고 '아저씨'가 삼분한 올해 시상식. 촬영감독들이 수여하는 황금카메라상, 감독들이 주는 디렛터스 컷 시상식에선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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