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차' 서도영 "나쁜 놈으로 불러달라"(인터뷰)

김겨울 기자  |  2010.12.15 09:50
서도영ⓒ홍봉진기자

한 마디로 '나쁜 놈'이 되고 싶었다.

드라마 '봄의 왈츠'에서 감성적인 피아니스트로 등장하고, 시트콤 '못 말리는 결혼'에서 효자 장남, '친구, 우리들의 전설'에서는 공부 잘하는 모범생으로 출연했던 서도영이 올해 서른 살을 맞아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철저하게 나쁜 놈 되기. 그의 '나쁜 놈' 도전기를 들어봤다.

지난 10일 밤 12시 첫 방송한 OCN 액션사극 '야차'에서 서도영은 야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한 남자 백결 역을 맡았다.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와 결혼해 권세 가문의 사위로 들어간 백결은 백정 일을 하는 친형 백록(조동혁 분)을 천박하게 생각한다.

그가 사모했던 소꿉친구 정연(전혜빈 분)이 백록을 사모하는 것을 알고 분개하며 "형을 죽이고 싶다"는 말도 서슴지 않고, 왕권보다 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장인(손병호 분)의 수발이 왜 악랄한 짓을 일삼는다.

"워낙 선한 이미지가 강해서 나쁜 역을 해보고 싶었다. '야차'에서 그런 역에 도전할 수 있어서 좋긴 한데, 쉽진 않는 것 같다. 더 비열한 모습을 보여 줬음 좋겠는데."

서도영ⓒ홍봉진기자

'야차'는 100% 사전제작드라마다. 촬영을 이미 마친 서도영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연기 생활 6년 만에 찾아온 회심의 역할이기에, 미련이 더욱 크다고. 더 악랄하게 더 비열하게 보이고 싶어서 쉬지 않고 노력했다.

"나만의 악한 인간을 보여주고 싶다. 선한 것 같으면서도 사이코패스 같은 잔혹함이 묻어나는 그런 캐릭터를 완성하고 싶었다. 아무래도 내가 우락부락한 외모의 악인은 아니지 않나.(웃음)"

그러고 보니 살이 많이 빠졌다. '야차'가 조선판 '스파르타쿠스'로 불리는 만큼 살을 빼고 근육을 늘렸다. 가뜩이나 조막만한 얼굴이 갸름해져 웬만한 여자들이 감히 옆에 서 사진을 찍을 엄두가 안 나겠다. 보나마나 '굴욕'일테니.

그리곤 오랜만에 도전하는 액션 연기에 푹 빠졌다고 고백했다. "'야차'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액션이다. 하루 4시간 이상 승마를 연습하고, 하루 가까이 칼싸움에 몰입했는데 난 액션이 너무 재밌더라. 체질인가 보다."

그는 액션이 단순하게 몸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액션을 통해서 캐릭터의 색깔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 "백록을 맡은 (조)동혁 형은 몸도 크고, 거기서 주는 큰 액션이 있다. 그에 비해 백결은 스피드 한 느낌으로 날렵한 동작을 보여준다. 거기서 액션의 보는 맛이 있다."

서도영ⓒ홍봉진기자

'야차'의 두 주인공인 서도영과 조동혁, 두 사람 간의 라이벌 의식은 없었을까. 서도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하. 동혁 형이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다. 형은 실제로 집에서 동생이고, 나는 형이라 없는 동생과 형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친하게 지냈다."

그리곤 "동혁이 형 뿐 아니라 '야차'팀 모두 결속력이 대단하다. 함께 외진 곳에서 석 달 넘게 촬영만 매달리다보니 끈끈하게 쌓아진 것"이라며 "손병호 게임도 같이 했다"며 웃었다.

그는 "'야차'가 비록 주목받지 못할 수도 있는 케이블 드라마지만 우리 팀은 그렇게 생각 안 한다"며 "오히려 그런 시선들이 우리에게 오기를 품게 하더라. '야차'를 통해 질 좋은 케이블 드라마가 시청률에서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야차'는 첫 방에서 평균 시청률 2.3%(AGB닐슨미디어리서치 케이블 유가구 기준), 최고 시청률 3.5%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도영의 포부가 이뤄질 날이 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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