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는 "나는 일찍이 이런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고 단언했다. 그리곤 "놓친 것이 하나 있다면 '1박2일'을 놓친 것이다. 그것을 본 순간 새로운 스타일이었는데, 간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나는 새로운 스타일을 이끌어왔던 사람이라 자부했다. 난 항상 버라이어티의 마지막은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해왔다. '인간극장'류의 프로그램을 '과연 누가 먼저 하느냐'가 예능계에서 선점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1박2일'이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예능 이었다고 평했다.
다만, '1박2일'과 '남자의 자격'의 성질은 좀 다르다고 설명했다. "'1박2일'이 웃음을 추구하는 프로라면, '남격'은 사람이 가지고 다니는 진정성을 끌어내는 감동을 추구하는 프로라고 생각이 된다."
이경규는 20년 넘게 쌓아온 예능의 노하우와 철학에 대해 한 참을 설명하더니, 갑자기 "아마 진정성 있는 버라이어티의 마지막은 '남격'이 아닐까. 내가 관두면 버라이어티 종말이 있을 것"이라며 크게 웃었다. 시원한 웃음이었다.
하지만 스타가 진정성을 내포한 프로그램을 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자신을 버려야한다. 스마트 폰이나 전자 기기에 능숙하지 못한 어리 숙한 모습을 까발려야 할 뿐 아니라, 영어 테스트나 상식 테스트를 통해 숨기고 싶은 무식함이 드러나고, 건강 검진 미션으로 자신의 건강 상태까지 적나라하게 대중에게 노출된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제작진이 내게 줬던 미션 중 하나는 우리 딸이 직접 출연했어야 하는 것이라 거절했다. 나는 상관없지만 가족들까지 불편함을 받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편하다. 내가 이제 와서 대중들에게 못 보여줄 것이 무엇이 있나."
"요즘 진행하는 케이블 방송을 보면 세상에 별별 사람들이 다 있다. 나는 평범한 축에 끼는 사람일 뿐이다." (4편에 계속)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