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 "결국 우린 모두 루저..보편성 그릴뿐"(인터뷰)

임창수 기자  |  2011.02.17 08:01
배우 임창정 ⓒ임성균 기자 tjdrbs23@

임창정은 늘 별 볼일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루저나 백수 역할을 통해 관객들의 공감어린 웃음을 이끌어 냈다. 소위 '임창정식 코미디'로 불리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그는 '엑스트라', '해적 디스코 왕 되다'의 백수, '역전에 산다', '위대한 유산', '낭만자객', '시실리 2km', '파송송 계란탁', '1번가의 기적', '청담보살', '스카우트' 등 다양한 작품 속에서 형형한 존재감을 뽐내며 소시민의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오는 3월 개봉을 앞둔 '사랑이 무서워' 역시 이 같은 임창정만의 매력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사랑이 무서워'는 평소 짝사랑하던 톱 모델 소연(김규리 분)와 영문도 모른 채 하룻밤을 보낸 남자 상열(임창정 분)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홈쇼핑 시식 모델로 분한 그의 찌질한 모습은 과거 출연작 속 모습 그대로다.

"제가 맡은 캐릭터들을 보고 루저라고들 하시는데 그렇게 따지고 보면 우린 다 루저에요. 정말 소위 말하는 '엄친아'가 주위에 얼마나 있나요. 그냥 저는 가장 보편적인 사람들을 표현해 왔다고 생각해요. 이번 영화도 평범한 남자가 자기보다 훨씬 멋진 이상형이랑 하룻밤을 보낸 뒤에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이야기에요. 생각만 해도 입 꼬리가 올라가는 상황 아닌가요?(웃음)"

임창정은 아무리 극적인 캐릭터라도 '나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그의 최근작인 '불량형사'에서마저 '17 대 1'을 운운하던 '비트'의 환규의 모습이 비치는 것은 그 때문. 임창정은 매 작품 본인의 색을 지우고 캐릭터를 받아들이려하기보단 자신의 색을 캐릭터 위에 덧칠해 왔다.

"관객 분들이 영화를 보고 웃는 건 공감이 되어서거든요. 저는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장면이라도 가장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접근해요. 지극히 영화적인 장면도 '나라면 어떨까' 내지는 '나도 저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라는 공감이 있으니까 반응이 생기는 거죠. 다른 역할들을 맡아도 저만의 느낌이 난다고 하시는 건 그 때문인 것 같아요. 옷차림이 달라지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게 된 것 말고는 결국 저라는 사람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거든요. 과거 어려웠을 때는 실제로 제가 맡은 역할 속 모습대로 행동하기도 했었구요. 그런 점들이 은연중에 드러나는 거겠죠."

흔히들 기대하는 '과감한 변신'에 대한 고민은 그에게도 분명 있었다. 임창정은 "코믹배우가 아닌데 영화가 나오면 웃을 준비를 하시는 것 같아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이제는 변신도 시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차기작으로 누아르 물 '창수'를 선택한 것도 이와 멀지 않은 이유에서다.

"이제 나이도 좀 들었고 변신을 좀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에요. 지난해 '불량남녀'의 흥행결과를 보면 관객 분들께서 안일하게 하지 말고 부지런하게 살라고 채찍을 드신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또 배우는 연기로 그런 기대에 부응해야한다고 생각하구요. 다음 작품인 '창수'가 그런 느낌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파이란'의 최민식 선배님 같은 역할이거든요. 관객들의 반응에 대한 걱정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배우로서의 변신은 어쩌면 당연한 거고, 다 지나친 기우인 것 같아요. 충분히 이겨나갈 자신도 있구요."

배우 임창정 ⓒ임성균 기자 tjdrbs23@

연예계의 원조 만능엔터테이너로 꼽히는 임창정은 오는 5월 정규 12집 앨범으로 컴백한다. 아직도 자신을 사랑해주는 팬들을 위한 음반으로 꾸릴 예정이라고.

"요즘은 실력이 뛰어난 아이돌 친구들도 많고 시장이 굉장히 많이 변했어요. 지금 시점에서 제가 그런 세대 친구들이랑 경쟁을 하려고 복귀를 하는 건 아니구요. 그래도 아직 잠들기 전에 제 음악을 듣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 더 나이를 먹기 전에 그런 분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생각이에요. 앨범에는 12곡 정도가 들어갈 텐데 반 정도는 직접 작곡한 노래로 채울 계획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영화감독을 꿈꿨다는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직접 시나리오를 쓴 영화의 연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어거스트 러쉬', '러브레터'등의 작품을 떠올리며 준비한 작품으로 주연 또한 직접 맡을 계획이다.

"굵직한 시놉시스는 나왔고 탈고를 거쳐서 각색단계에요. 40대 기자가 백혈병에 걸린 11살 아역배우를 3일 동안 인터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에요. 20여 년 동안 현장에서 감독님들을 보면서 영화에 어느 누구보다 감독의 색깔이 또렷이 묻어난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작품성이나 주관적인 예술성을 떠나서 대중적인 영화의 매력을 살려보고 싶어요. 처음 준비하는 것이니 만큼 저예산으로 제작할 생각이고, 주연도 직접 맡을 생각이에요. 제가 영화감독으로서 재능이 있는지는 해봐야 알겠지만 '시험이라도 한 번 보고 싶다'는 마음이죠.(웃음)"

사랑스러운 루저의 전형을 보여준 '임창정다움'과 변신에 대한 배우로서의 욕심.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던 가수로서의 모습과 오랜 숙원이었던 영화 연출까지. 데뷔 21년차의 임창정은 그렇게 다시 도전의 출발선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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