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사탕처럼 부드러울 것 같은 정일우(24)가 저승사자가 된다. 아니, 스케줄러. 생사의 경계에 서서 영혼들을 사후 세계로 인도하는 역할이다.
정일우는 오는 16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수목드라마 '49일'(극본 소현경·연출 조영광)에서 스케줄러 역을 맡았다.
"죽음이라는 소재는 가장 두렵죠. 동시에 사후세계에 대해 궁금하기도 하고 이 작품 찍으면서 아무래도 '과연 내가 죽으면 정말 진심으로 울어줄 사람은 몇 명이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예전부터 '내가 만약 죽으면 내 장례식장에 이 사람은 올까'이런 생각은 몇 번 해보기는 했어요. 이번 작품을 계기로 그런 생각을 더 하게 된 것 같고, 대본 보면서 공감하는 부분도 상당히 많았어요. 어쩌면 진짜 스케줄러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러면서 정일우는 "살 때 착하게 살아야겠다. 그런 생각 많이 하게 되네요"라며 웃었다.
그래도 어둡고 칙칙한 저승사자는 아니다. 검은 색 옷만 고집하지도 않는다. 때로는 폭주족 같은 옷도, 또 때로는 컬러풀한 의상도 입는다. 헤어스타일도 독특하다.
"우연히 들었는데 강남 일대에는 정일우 머리가 벌써 나왔다던데요. 이번 드라마는 특히 의상과 헤어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스타일리스트 분과 몇 주간 회의 끝에 지금의 콘셉트가 완성됐어요. 헤어는 한 번 할 때마다 1시간은 걸려서 매번 촬영하기 3시간 전에 일어나 준비해요. 그래도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고 주변에서도 괜찮다고 해주셔서 기분은 좋네요."
정일우는 '49일' 대본을 보자마자 이번 역할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한다. 그는 확실히 다작하는 배우는 아니다. 2006년 영화 '조용한 세상'으로 데뷔한 뒤, 올해로 5년차 배우. 그동안 한 작품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포함, 드라마 4편에 영화 2편 정도다. 물론 간간히 연극에서도 모습을 드러냈지만 특히 지난해에는 영화나 TV에서의 활동이 거의 없어 오랜만에 돌아온 느낌이다.
그만큼 작품 선택에 있어 신중한 편이다. 소속사 식구들은 물론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조언을 구하지만 작품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느낌.
"시놉시스, 감독님 작가님도 중요해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대본을 읽을 때 나 자신으로 동화돼 읽어지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해요. 술술 잘 넘어가면 욕심이 나고 하고 싶어지는데. 안 넘어가는 작품들도 있죠. 그런 작품들은, 뭐."
그런데 이번 역할은 캐릭터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대본이 아직 다 나온 것이 아니지만 받을 때 마다 너무 재미있게 잘 읽고 있어요. 예전에는 작품에 앞서 긴장도 많이 됐어요. 시청률 걱정도 됐고. 그런데 지금은 전혀 신경 안 쓰여요. 딱 '거침없이 하이킥' 할 때 같아요. 그때는 참 연기 자체가 너무 행복하고 감사했는데, 지금 딱 그런 느낌이에요. 편안하게 생각하고 마음을 비운 채 임하고 있어요."
저승사자 이다보니 죽은 자와만 소통한다. 첫 회부터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상태가 된 신지현의 영혼과 주로 소통하고 이후에는 신지현의 영혼이 빙의된 송이경과 주로 등장한다. 덕분에 신지현 역 남규리와 송이경 역 이요원과 주로 연기호흡을 맞춘다.
하지만 이후의 일은 알 수 없다. 뭔가 반전으로 가득할 것 같은 '49일'의 결말에 대해 귀띔해달라고 청했더니 "방송을 통해 확인해주세요"라며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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