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논란의 감독들이었다. 김기덕 감독과 덴마크의 라스 폰 트리에 감독. 작품마다 화제와 논란의 불렀던 두 감독의 거침없는 발언이 제 64회 칸 국제영화제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11일 개막한 이번 영화제에서 초반 민감한 수위 발언으로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한 것은 3년 만에 복귀한 한국의 문제적 감독 김기덕이다.
김기덕 감독은 2008년 '비몽'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자전적 다큐영화 '아리랑'을 들고 칸 영화제를 찾았다. 13일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첫 공개된 '아리랑'은 그간 영화를 찍지 못하던 김기덕 감독이 스스로에게 카메라를 들이대 만든 도발적인 영화다. 이는 1인 영화의 궁극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이와 별개로 영화에 담긴 전제되지 않은 감독의 이야기들은 특히 국내에서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됐다. 김기덕 감독은 자신의 조감독 출신으로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를 만든 장훈 감독을 실명으로 언급하며 서운함을 토로하는가 하면, 배우들을 향해 날선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처지를 한탄하면서 한국 영화계의 현실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영화 막바지에선 직접 총을 만들어 "배신자들 내가 지금 죽이러 간다"며 섬뜩한 모습을 보였다.
김기덕 감독이 스스로 "다큐이자 드라마"라고 표현한 영화 속에서 거침없는 발언, 실명 비난 등으로 논란을 불렀다면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18일 공식 기자회견장에서의 '망발'을 하고 말았다. 실망 정도가 아니다. 영화제가 발칵 뒤집혔다. 끝을 향해 가던 영화제 분위기가 나치 파문 속에 후끈 달아올랐다.
'멜랑콜리아'로 '안티 크라이스트' 이후 2년 만에 칸 국제영화제를 찾은 라스 폰 트리에는 자신이 독일계 혈통임을 말하다 "내가 실제로는 나치였음을 깨달았다"라며 ""내 가족은 독일인이고, 그건 내게 기쁨이었다. 내가 뭐라 말할 수 있을까. 나는 히틀러를 이해한다. 약간은 그에게 공감한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2차 대전을 일으킨 장본인이자 수백만 유태인을 학살한 나치를 지지하는 것은 유럽에서 금기나 다름없다.
칸 영화제의 공식 사과 요구, 각종 비난이 이어진 가운데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대변인을 통해 사과 성명까지 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성명에서 "오늘 아침 내가 기자회견에서 한 말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혔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반 유태주의자가 아니고 어떤 식으로든 인종적으로 편견에 사로잡혀있지 않으며, 나치가 아니다"고 밝혔다.
김기덕 감독은 홀로 찍은 1인 영화이기는 하나 영화라는 틀 속에서 강도 높은 비난, 문제적 발언을 함으로써 영리하게 비난을 비껴갔다. 반면 심지어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나치 지지를 거듭해서 운운한 라스 폰 트리에의 경우 공식 해명과 사과에도 쉬 논란이 수그러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