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옥주현·이소라의 반전

김현록 기자  |  2011.05.30 10:04
악의적인 스포일러로 진통을 겪은 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가 뜨거운 반전으로 허를 찔렀다. 새 가수들이 등장한 지난 녹화에서 고성이 오갔다며, 옥주현과 이소라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는 가짜 스포일러까지 나돈 가운데 나온 방송이었다. 제작진은 "방송으로 말하겠다"며 입을 굳게 닫았고, 그 이후는 방송에서 나온 대로다.

옥주현은 이승환의 '천일동안'을 부르며 폭발적인 가창력을 과시했다. 긴장감이 역력한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 옥주현은 호소력 넘치는 목소리로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이는 옥주현에게 1위를 준 청중평가단의 심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이소라는 소울다이브와 함께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였다. 임재범이 피처링한 '주먹이 운다'를 부르며 완전히 다른 발성, 분위기를 냈다. 심지어 소울다이브와 주먹을 주고받는 퍼포먼스까지 펼쳤다. 그간 이소라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춤을 추는 걸 처음 본다"고 했을 정도다.

악의적인 스포일러로 마음 고생을 했던 두 사람은 끝내 노래로, 본 방송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제작진의 침묵 또한 방송을 통해 이유가 드러났다. 특히 옥주현에 대한 비난 여론은 방송 이후 크게 달라졌다.

또한 이는 '나는 가수다'에 대한 스포일러 자체에 대한 회의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악의적 스포일러의 상당 부분이 이미 틀렸고, 이번 방송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스포일러 수준을 벗어났다. 경연곡, 순위 공개 정도에 그쳤던 스포일러는 '나는 가수다'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점점 수위가 그럴듯한 설명과 함께, 스태프 사칭까지 더해져 있지도 않은 사실을 꾸며내는 수준에 이르렀다. 제작진이 수사의뢰를 운운한 심정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녹화부터 '나는 가수다'의 본 방송이 이뤄지기까지 기다려야 할 시간은 1주일에 불과하다. 물론 제작진이 개입하고 편집이 들어가긴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궁금했던 저간의 사정이 방송으로 공개된다. 지난 26일과 27일에 극에 달한 소문이 퍼진 뒤 방송까지 2∼3일이 걸렸을 뿐이다. 선의의 피해자, 그들의 정신적 고통, 근거없는 소문에 휘둘린 스스로에 대한 허망함 이 모든 것을 피하기에 필요한 시간은 딱 이만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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