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린 "주현미·이미자 선배님 노래 좋아해요"(인터뷰)

윤성열 기자  |  2011.06.05 07:00
가수 이예린ⓒ사진=임성균 기자


'늘 지금처럼(come on baby tonight)'.

90년대 당시 가수 이예린을 대표 섹시가수 반열에 오르게 한 곡이다. 특히 90년대 중반 노래방, 거리 클럽의 단골 메뉴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후 활동이 뜸해진 뒤에도 걸그룹 핑클이 곡을 리메이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4년간의 긴 공백을 깨고 싱글앨범으로 다시 돌아왔다. 타이틀곡은 '야래향', 장르는 '세미 트로트'다. '섹시 디바'라는 수식어로 90년대 젊은 남성들을 사로잡았던 그녀가 트로트 가수로 변신을 결심한 이유는 무얼까.

"영국에서 8개월 정도 재즈를 공부하는 와중에 대한민국의 재즈가 트로트라는 대답을 얻었어요. 영국의 재즈, 일본의 엔카 같이 우리나라에도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장르가 있다면 그것이 트로트라고 생각해요. 저도 이런 장르로 관객과 다시 호흡하는 무대를 갖고 싶었어요."

지난 5월31일 KBS '열린 음악회' 녹화 무대에서 그녀의 바람은 현실로 이뤄졌다. 긴 공백과 새로운 장르 시도로 무대는 어느 때보다 긴장되고 설레는 순간이었지만 그만큼 만족도 컸다.

"긴장도 많이 하고 떨렸어요. 하지만 관객과 호흡하는 게 너무 즐겁고 재밌어서 첫 방송인데도 전혀 그래 보이지 않았다는 평을 많이 들었어요. 공연 내내 행복한 마음이 관객들에게도 전달이 됐나 봐요. 색다른 장르에 처음 듣는 곡일 텐데 관객의 호응이 좋아서 정말 그날 밤은 잠을 못 이뤘죠."

어릴 적 즐겨 듣고 부르던 노래는 이미자의 '동백아가씨'였다. 데뷔 이후 R&B 음악을 주로 선보였지만 트로트가 생소하지 않은 이유다.

"다행히 어릴 적 민요를 배워 놓은 게 있어서 보이스톤을 트로트로 맞추는데 비교적 어렵진 않았어요. 특히 주현미, 이미자 선배님의 노래를 좋아해요. 어릴 적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트로트 곡을 많이 들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반 대표로 나가서 '동백아가씨'를 불러 1등도 했어요."

가수 이예린ⓒ사진=임성균 기자


새 앨범을 내기 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녀는 지난 2008년 음악을 관두고 다른 길을 찾기 위해 홀연 단신 영국으로 떠났다. 4집 활동 후 옮긴 소속사가 재정 악화로 유령회사가 되고 또 다시 소속사를 옮겼지만 같은 악재가 반복돼 그간 심신이 지쳐있던 까닭이다.

하지만 영국에서도 음악에 대한 갈망은 숨길 수 없었다. 5개월 동안은 어학을 공부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어느새 다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회사가 망했지만 계약 때문에 묶여 있었어요. 이후 다른 회사로 옮겼지만 마찬가지로 유령회사였죠. 10년 동안 이런 일이 8번 반복됐어요. 음악이 너무 좋은데 사람 때문에 지치면서 정말 이제는 더 이상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젠 음악도 그만하겠다고 결심하고 영국으로 떠났죠. 근데 거기서도 바닷가에 앉아 또 노래를 하고 있더라고요."

국내로 돌아오자마자 그녀는 95년 '늘 지금처럼'을 써준 최수정 작곡가를 찾아갔다. 그녀의 부탁에 최수정은 '이예린표 세미 트로트'를 만들어 선물했다.

"트로트를 하기 전 최수정 언니를 찾아가 상의했어요. 언니에게 같이 듣고 부를 수 있는 곡을 써달라고 부탁했어요. 그 중 가장 비주얼도 괜찮을 것 같고 부채와 함께 퍼포먼스도 보여드릴 수 있는 '야래향'이 타이틀곡으로 선정됐죠."

갖은 시련이 있었지만 그녀는 결국 다시 무대에 섰다. 그녀는 올 한해 신곡 '야래향'을 알리기 위해 힘을 쏟을 계획이다. 내년엔 그녀의 음악 스토리를 담은 콘서트도 준비 중이다.

"오랜만에 나오니 진짜로 좋아요. 10년 동안 함께해 온 팬클럽 분들에게 너무 감사해요. 무대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보답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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