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는 지난 3월 탄생 이래 늘 화제의 중심이었다. 최고의 가수들을 모아 경연을 시키겠다는 단순한 아이디어, 잊힌 대중음악의 아름다움을 프라임 시간대에 일깨우겠다는 순진한 바람으로 출발한 '나는 가수다'는 이미 일개 예능 프로그램을 넘어선 파장과 영향력을 지닌 존재가 되어 버렸다.
녹화 직후면 각종 스포일러가 들끓고, 방송 이후엔 각종 논란이 이어지며, 허무맹랑한 루머까지 본질을 흐리는 상황. 그 논란의 한 가운데 '나는 가수다' 제작진이 14일 취재진과의 간담회를 마련했다. 메인 연출자인 신정수 PD를 비롯해 '나는 가수다'의 탄생부터 함께한 김유곤 PD, 원만식 책임 프로듀서와 정지찬 음악감독이 함께했다. 이들이 밝힌 '나는 가수다' 7대 궁금증은 다음과 같다.
◆'나는 가수다' 과연 왜 이렇게 논란인가?
김유곤 PD=관심도의 차이가 아닐까. 사람들이 경연이 있어 더 관심을 가지고 더 예민하게 바라본다. 작은 해프닝도 더 예민하게 본다. '뭔가 있을거야', '이야기 안하는 게 있을거야' 하면서. 사실 많은 일들이 어느 프로그램에나 있는 해프닝이다. 12년 프로그램을 연출하면서 이런 해프닝이 없는 프로그램이 없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만 유독 해프닝이 아닌 게 되고, 해명을 하면 더 부풀려지는 계기가 되더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많이 아시는 학자 분이 연구를 하셔서 알려주셨으면 좋겠다.
예능 프로그램처럼 만드는데 피드백이 예능 프로그램처럼 오질 않는다. 예능 프로그램이란 재미를 주고 감동을 주는 건데 이 프로그램을 보는 시각이 어느 순간 너무 무거워져 있다. 전임 김영희 PD도 그런 혼란 속에서 남미로 떠났고 신 PD도 그 혼란 속에서 괴로워하고 있다.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 신정수 PD도 어쩌다 보니까 아이돌을 넣으려고 혈안이 된 소망교회 출신이 돼 있다. 곁에서 보면 안타깝다.
신정수 PD=시청자들이 과도하게 요구하기도 하고 제작진이 안이하게 대처하기도 했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하기에는 리얼 버라이어티보다 더 리얼한, 다큐같은 현상이 있다. 그게 사회적 관심과 더불어 증폭되고 있다. 저희도 이런 건 처음이라 자리를 잡아나가야 한다. 저희가 꼼꼼히 체크해 정서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미를 추구하려고 한다.
원만식 CP=어제 음원 관련 사업부에서 직원이 10위권에 전곡이 아니라 3곡이 들어가 있다고 하더라.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가수다'에서 나온 음원이 음원시장을 독식한다는 건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다른 가수들의 음원이 공존한다는 게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잘한 해프닝들이 사건인양 부풀려지는 게 부담스럽다.
◆'나는 가수다'는 新 가요계 권력?
신정수 PD='나는 가수다'가 한국 가요계의 권력이 됐다는 점에 대해서 고민한다. TV라는 매체의 힘에 대해 미국, 일본과 비교한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TV 영향력이 크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대중음악계의 권력이 됐다는 지적을 하시더라. 프로그램 만들 때 그렇지만 권력을 행사하겠다, 또는 누리겠다는 생각은 없다. 다만 현상으로 나타난 것에 대해서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타나는 것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고 그런 것들이 어떻게 될 수 있을까. 새로운 가수를 선발하는 것들, 음원이 어떻게 유통되는가 같은 유통 구조의 문제, 한국 음원 시장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가에 대해 발언하고 요구하게 된다. 그것은 프로그램 외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후임가수 선발은 기준은? 방법은?
신정수 PD=캐스팅은 혼자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자문위원단의 의견을 많이 받는다. 청중평가단 의견도 참고한다. 평가 용지에는 뒷면에 누가 이 자리에 나왔으면 하는지, 어떤 노래를 불렀으면 하는지 쓰는 별도의 칸이 있다. 그렇게 시청자나 네티즌의 의견도 많이 수렴한다. 최종적으로는 제작진이 결정한다.
다른 사안보다는 그 분이 노래를 잘 했으면 좋겠다는 게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된다. 또 남녀의 비율은 고민이 된다. 그래서 미리 1주일 이전에 양해를 구하고 늘 남자가수 1명 여자가수 1명을 대기시켜 놓기는 한다. 남자 가수가 탈락할 경우에는 남자가수 식으로 일정 정도 비율을 맞추려고 한다. 노래 실력이 제일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의 음악 인생을 살아왔는지, 일가를 이루지 않더라도 현재 대중음악사에서 어떤 위치를 갖고 있는지 등을 생각한다.
일반 시청자 뿐 아니라 음악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욕먹기 쉬운 프로그램이라는 걸 저희도 안다. 그런 단점이 있지만 '나는 가수다'가 가지고 있는 순기능에 동의하시는 분들에 한해서 접촉을 한다. 그 철학에 동의하는 분들을 데이터처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많은 가수들에게 우리 프로그램에 나올 수 있느냐를 사실 많이 질문한다. 그 과정에서 제의받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JK김동욱 하차는 어떻게? 후속조처는?
신정수 PD=JK김동욱씨의 경우 본인의 마음이 추슬러지면 다시 해보자는 그런 이야기는 했다. 강원도 산골에서 혼자 등산하고 있지만. 좋을 때 나는 가수다 무대에서 다시 보자고 했다. 그것이 '나는 가수다'가 김동욱씨에게 할 수 있는 것, 김동욱씨가 시청자에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동욱씨의 하차를 제작진도 만류했다. 녹화 당일 JK김동욱씨가 무슨 발언을 하려는 걸 이소라씨와 제작진이 만류했는데 후에 당시 하차 이야기를 하려 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다음날 하차하겠다는 연락이 제작진에게 왔다. 하차 권유설은 어떻게 가수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나. 그런 일이 없고 그런 일이 있어서도 안 된다. JK김동욱의 자진하차 의사를 최종적으로 수용한 이유는 본인이 상당히 괴로워했기 때문이다. 탈락자가 있다는 점에서, 다른 부분보다 그 점에 있어서 괴로워했다.
JK김동욱 등 탈락자 누구든 '나는 가수다'에 다시 올 수 있다. 현장 재도전은 없지만 2∼3개월 있으면 탈락한 사람도 재도전이 가능하다고 이미 공언을 했다. 김건모 백지영 이소라 김연우 정엽 모두 마찬가지다. JK김동욱 경우에는 스스로도 안타까움이 있다.
◆스포일러 문제 방지책은 없나?
신정수 PD=스포일러 문제가 어렵더라. 스포일러의 기준 조차도 분명하지 않다. 제작진은 자의적으로 생각해서 방송으로 보여지기 전까지는 다 스포일러가 아니냐고 했는데, 1000명의 관객 앞에 노출된 것을 숨길 수 있느냐고도 한다. 방송으로 봤을 때 시청자들이 온전하게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좋겠고, 그것을 저해한다면 스포일러라고 본다는 생각이다.
그 전에 악성 스포일러가 있었다. 옥주현씨와 이소라씨를 이야기 할 때마다 미안하다. 사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명예훼손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도 경찰 조사를 의뢰했다. 그런데 사실에 대한 스포일러는 법적 조치를 할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어렵다고 하더라. 기자분들께서 많이 도와주시지 않으면 프로그램이 흔들리면서 갈 수밖에 없다. 머리숙여 부탁드릴 수밖에 없다.
생방송 전환 문제를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시는데,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가수다'의 백미는 가수들의 공연이다. 그게 가장 중요하고 재미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면 앞서 20분, 30분에 걸쳐 스토리가 형성된다. 왜 그 노래를 부르게 됐고, 어떻게 그 노래를 부르는지. 그것이 핵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가 나오고 감동이 배가될 수 있다. 저희는 그것이 저희 프로그램의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생방송 전환은 힘들다.
◆논란의 시작, 김건모 재도전 순간 뒷이야기?
김유곤 PD=처음 김영희 PD가 기획에 대해 말햇을 때 이게 과연 될까 했다. 이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설득해 시작이 된 거였다. 그런 상황에서 탈락자가 누구도 예상못한 김건모였을 때, 그 누구도 에측하지 못한 분위기로 가는 게 있었다. 현장에서의 느낌은 정말 설명할 수가 없었다. 예능 프로그램을 하는 느낌이 아니었다.
지금은 7위로 나간다는 게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도 아니지만 당시엔 다른 분위기였다. 본인보다 후배들이 더했다. 당시 김건모는 쿨했다. 선배는 그런대 후배들은 충격의 여파가 달랐다. PD들이 모였는데 '7위 김영희' 이거랑 같은 거다. 다들 '이걸 어떻게 하나' 하는 분위기였다.
사실은 재도전이 이런 큰 여파가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도 있을 거다. 예능 프로그램이니까. 대선배에게 기회를 주는 데 대해 가수들이 좋은 의견이라고 했고, 짐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제의했다. 당시 김건모는 '내가 해도 되나' 하는 생각과 '또 7위를 하면 어쩌나' 수많은 생각들이 있었지만 예측된 게 하나도 없었다. 사회적으로 엄청난 충격이 올 거라는 생각은 아무도 못했다. 그 때 처음으로 안 거다. 이게 예능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는 걸.
◆;나가수' 아이돌 시즌2 정말로 하나?
신정수 PD=시작 당시의 7명, 김건모 이소라 백지영 윤도현 박정현 김범수 정엽 7명을 개국공신이라고 부른다. 이들로 시작해. 전체적으로 흘러가는 게 어떤 모습인지 수정하면서 나가고 있다.
시즌2가 언제 시작된다 이런 건 없다. 다만 우리끼리도 가수들의 피로도가 언제 임계치에 달할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한다. 그 때까지 이 분들이 살아남을 지도 알 수가 없다. 이소라가 탈락할 줄은 정말 생각을 못했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하기 때문에 실력이 엇비슷하게 나타나는 현상이 일어났다고 본다. 모두가 최고의 편곡자와 최고의 아이디어를 동원한다.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판단하자고 생각하고 있다. 상황을 보면서 말씀드릴 수 있다.
다시 말씀드리건대 제작진 입장에서는 아이돌 시즌2를 현재 준비하고 있다고 말씀드린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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