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B "20년차 신인? 낯설지만 기분좋죠"(인터뷰)

"세대를 넘나드는 015B표 타임머신"

박영웅 기자  |  2011.06.30 11:25
공일오비의 조성민(왼쪽)과 장호일. ⓒ홍봉진 기자
90년대 인기그룹 공일오비(015B)가 5년 만에 가요계에 컴백했다. 장호일(본명 정기원), 정석원 형제로 구성된 이들은 '아주 오래된 연인들' '이젠 안녕' '신인류의 사랑' 등을 히트시키며 실험적인 음악의 롤 모델로 가요계의 주목을 받은 그룹이다.

90년대 가요계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이들이 새 음반을 내밀었다. 새 미니앨범은 '복고와 트렌드'의 이색적인 결합이 돋보이는 수작. 20세기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에 21세기의 트렌디한 요소가 더해졌다는 의미에서 '20세기 소년'이란 음반 타이틀도 붙었다. 세대를 거슬러 가요계로 돌아온 공일오비와 마주 앉았다.

우선 오랜만의 인터뷰 자리에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장호일은 "예전에는 1년에 한 장 꼴로 음반을 냈는데 벌써 5년이 흘렀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함께 한 '단발머리' 객원보컬 조성민 역시 "20세기 그룹이던 저희가 부르는 21세기 노래에 예전 팬들과 요즘 젊은 팬들의 반응이 달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며 웃어 보였다.

가요계의 유례없는 객원가수 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한 것으로 유명한 공일오비의 이번 선택은 포미닛과 비스트다. 이외에도 공일오비의 원년 보컬인 윤종신과 '단발머리'를 불렀던 조성민, 신예 보니(신보경)가 참여해 신구 세대의 조화를 이뤘다.

공일오비의 조성민(왼쪽)과 장호일. ⓒ홍봉진 기자
이번 음반에는 공일오비의 다양한 분위기가 담긴 6곡이 수록되어있다. 신세대 연인들의 사랑방식을 꼬집은 타이틀곡 '실리 보이'(Silly Boy)를 시작으로 윤종신의 감성 발라드, 보니의 R&B 트랙, 그리고 조성민의 달달한 목소리로 가득 채웠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곡은 공일오비의 히트곡 '신인류의 사랑'의 2011년 버전 '실리 보이'. '신인류의 사랑'의 여성 버전이자 답가 콘셉트로 제작된 노래로, 시작부터 복고풍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원곡을 연상케 하는 '샤랄랄라~'란 추임새에 포미닛의 상큼 발랄한 목소리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요즘 인터넷 기사 댓글을 보다가 한참을 웃었어요. '실력있는 신인가수가 나왔다'는 얘기부터 '포미닛·비스트 인기에 묻어가려는 신인그룹이냐'는 댓글도 있었죠. 신인이란 마음가짐으로 다시 나온 만큼 이런 의견도 낯설지만 기분좋아요."(장호일)

90년대 가요계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이들의 컴백 소식에 20~30대 음악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오랜만에 발표하는 앨범인데도 불구하고 발매 5시간 만에 초도물량 5000장이 금세 판매됐다고 하네요. 팬들도 저희도 반가운 소식이죠."(조성민)

전체적으로 멤버들은 앙증맞은 목소리와 시원한 음색을 번갈아 소화하며 곡의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무한 반복되고 있는 후렴구인 원곡의 멜로디가 주는 익숙한 느낌에 히트 예감도 주고 있다. 현재와 과거가 묘하게 결합한 분위기다.

공일오비의 조성민(왼쪽)과 장호일. ⓒ홍봉진 기자
그래서 이번 음반은 세대를 넘나드는 공일오비표 타임머신이다. 90년대 공일오비가 그리운 팬들을 위한 윤종신의 '1월부터 6월까지'부터 공일오비 7집 수록곡 '잠시 길을 잃다'로 뛰어난 가창력을 뽐냈던 보니가 '비 카인드 리와인드'(Be Kind Rewind)란 곡에 참여해 세련된 R&B감성을 드러냈다. 조성민은 일렉트로닉 팝 스타일의 곡 '고귀한 씨의 달콤한 인생'으로 오랜만에 목소리를 들려줬다.

"오랜만에 녹음실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예전에 비해 시스템도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가요계 산업 자체가 큰 변화를 겪기도 했지만요. 가요계가 다시 오디오 취향으로 돌아온 듯해 더욱 반가운 요즘이죠."(장호일)

이번 음반의 겉표지에는 21-2란 표기가 새겨져 있다. 2000년대 들어 발표한 두 번째 음반이라는 의미에서다. 신인가수로 돌아갔다는 얘기가 빈 소리만은 아니었다.

"2000년대 들어서 우리 음악 색깔도 많이 바뀌었고 환경도 변화했죠. 2000년대 발표한 7집이 21-1집, 이번이 21-2집이에요. 2집 가수면 신인이나 마찬가지겠죠?(웃음) 노래 좋다는 젊은 팬들은 7집을 1집으로 기억하기도 하던데요?"(장호일)

무려 5년 만에 새 음반을 발표한 공일오비. 대중성과 음악성을 절묘하게 오가는 음악으로 무장했다. 공일오비가 꿈꾸는 가요계의 르네상스는 다시 올까. 20세기와 21세기를 넘나드는 이들의 새 음악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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