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 28일 개봉을 앞뒀다. 언론시사회, 사전 유료시사회의 반응은 폭발적. 6년여의 제작기간을 거쳐 완성된 빛깔 고운 애니메이션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양계장을 탈출해 자유로운 세상으로 나온 암탉 '잎싹'과 청둥오리 '초록'의 이야기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도 읽힌다. 때로는 폭소를 자아내다가도 눈물겨운 뭉클함이 있는 이 애니메이션, 더 재미있게 보는 관전 포인트를 소개한다.
◆문소리..임신 후 목소리까지 예뻐져
가장 먼저 눈길을 모으는 것은 문소리가 맡은 주인공 잎싹. 문소리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보는 이들의 감정을 이입하는 게 큰 몫을 한다. 김선구 프로듀서에 따르면 문소리를 처음 캐스팅할 당시 뛰어난 목소리 연기력 등은 최고였지만 탁성이 섞였다는 점이 한가지 아쉬움이었다.
암탉의 모성을 그린 작품 덕분이었을까? 문소리는 바라던 2세를 임신하게 됐고, 2년만에 본녹음에 나선 김선구 프로듀서는 달라진 문소리의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고. 섞여있던 탁성이 완전히 사라져 맑고 고운 잎싹의 목소리가 탄생하게 됐다. 2009년 목소리 선녹음, 2011년 목소리 본녹음 두 차례의 더빙을 거치는 과정에서 실제로도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가 된 문소리가 더 몰입해 목소리 연기를 펼쳤음은 물론이다. 문소리는 "잎싹 목소리 연기가 자신과 아기에게도 큰 선물이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는 후문이다.
◆중학생 유승호부터 고교생 유승호까지
선녹음과 본녹음 사이의 변화는 문소리에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잎싹의 아들 초록이로 목소리 연기를 펼친 유승호에게도 변화의 시간이 있었다. 2009년 선녹음 당시 중학생이었던 유승호의 목소리는 소년다운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2011년 본녹음에는 변성기를 지난 보다 성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마당을 나온 잎싹' 제작진은 이같은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특히 어린 아기부터 청년 오리까지 변화된 시간을 그려야 하는 초록이 목소리에는 더 큰 보탬이 됐다. 김선구 프로듀서는 "어린 초록이 목소리에는 중학생이었던 유승호의 목소리가, 청년 초록이 목소리에는 현재의 목소리가 주로 쓰였다"고 귀띔했다. 심지어 도중에 다른 애니메이션 '아스트로 보이-아톰의 귀환'으로 경험을 쌓은 유승호의 더빙 실력이 일취월장했다는 후문이다.
캐스팅 담당자들의 눈썰미 또한 '마당을 나온 암탉'의 자랑이다. 이미 수년 전 캐스팅을 진행했으나 문소리 유승호는 물론이고 명품조년으로 우뚝 선 박철민, 드디어 기지개를 켠 최민식 등 현재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당시보다 더 큰 주목을 받으며 한국 영화의 기둥으로 우뚝 섰다. 제작 관계자는 "이를테면 미래가치 투자에 성공한 셈"이라고 귀띔했다.
◆나그네는 청둥오리 계의 독고진?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극 초반 잎싹을 구해주는 멋진 청둥오리 '나그네'는 첫 시사회 직후부터 '청둥오리계의 독고진'으로 불리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최민식이 목소리 연기를 펼친 나그네의 반항적인 언밸런스 앞머리가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차승원이 연기한 독고진과 닮은꼴이었기 때문이다.
일반 관객들도 "이 청둥오리를 독고진이라 명하겠어요ㅋㅋㅋ 머리스타일도 행동도 딱 독고진", "헤어스타일이 낯설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독고진 헤어였다"며 즐거워했다.
6년의 준비기간을 거친 애니메이션이 드라마를 따라했을 리는 만무한 일. 제작진은 나그네에게 멋진 아웃사이더 이미지를 주려고 착안한 머리 스타일이었다.
◆교과서에도 나와요..학생들 러시
'마당을 나온 암탉'은 동명 원작소설이 2000년 초판 발행 이후 누적판매 100만부를 넘긴 베스트셀러다. 꿈을 간직한 씩씩한 암탉, 그 당당한 모성애를 그린 '마당을 나온 암탉'은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5학년 읽기 교과서에 수록, 더욱 폭발력을 지닌 작품이 됐다. 소설이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할 때 어떤 모습이 되는지, 원작과 같은 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는 것도 이번 애니메이션을 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의 관람 러시 또한 기대된다.
한국영화 제작 명가인 명필름이 영화화에 참여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시라노;연애조작단' 등 신선하고도 과감한 접근으로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얻어 온 명필름이 애니메이션으로도 한국 영화역사를 새롭게 쓰게 될 지도 관심거리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