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장이 종반에 접어들었다. 이미 영화계에선 추석 신작들 홍보가 시작됐다.
올 여름 극장가는 '트랜스포머3'를 정점으로 할리우드 프랜차이즈가 쏟아지는 가운데 한국형 블록버스터들이 전열을 갖췄다. 이른바 100억 4인방이라 불리는 영화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관객들과 만났다.
'7광구'를 비롯해 '퀵' '고지전' '최종병기 활'은 각자의 매력으로 관객들을 유혹했고, 2009년 '해운대' 이후 또 다시 천만영화가 나올 것이란 기대가 충만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한국형 3D블록버스터로 관심을 모은 '7광구'는 17일까지 216만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퀵'은 이날까지 291만명, '고지전'은 288만명에 불과했다.
현재 관객 추세라면 '퀵'은 300만명 초반대에서, '고지전'은 간신히 300만명에 못미치는, '7광구'는 230만명 내외에서 끝을 낼 것으로 보인다. 관객 동원력이 크게 준데다 광복절 연휴가 끝났고 방학과 휴가철도 어느새 끝을 보이기 때문이다.
각 영화들이 400만명 내외가 손익분기점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뼈아픈 성적들이다.
지난 10일 개봉한 '최종병기 활'이 8일만에 200만명을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는 게 그나마 위안이다. '최종병기 활'은 평일 15만명 이상 관객이 찾고 있는데다 좌석점유율도 50%가 넘는다. 이런 추세라면 이번 주말 300만명 목전까지 들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가 없는 한 500만명 동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100억 4인방 중 유일하게 '최종병기 활'이 손익분기점을 넘어 흥행성과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100억 영화 4인방 중 3인방의 저조한 성적은 한국영화에 상당한 후유증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계 일각에서 블록버스터들의 실패로 메이저 투자배급사들이 다른 영화 투자에 위축되는 게 아닐지 우려하고 있다.
특히 CJ E&M은 '퀵'과 '7광구' 등 100억 영화 두 편이 연이어 침몰하면서 충격이 크다. 상반기 '쿵푸팬더2' '써니' '트랜스포머3' 등으로 거둔 성과가 빛을 바라게 된 것. 쇼박스는 자신 있게 밀어붙였던 '고지전'이 완성도에 불구하고 아쉬운 결과를 내게 돼 왕년의 명가 위상이 더욱 추락하게 됐다.
롯데시네마는 '최종병기 활'과 '마당을 나온 암탉'의 흥행으로 웃음 짖게 됐다.
올 여름 100억 영화 흥행 결과는 한국영화계에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졌다. 대마불사가 깨졌다. 크게 질러 크게 성공하겠다는 규모의 영화 신화가 무너졌다. 관객의 코드를 맞춰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이른바 코드 기획영화도 수정에 들어가게 됐다.
최근 영화계에 불고 있는 로맨틱코미디 제작붐도 일정 부분 여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써니'를 비롯해 '최종병기 활' '마당을 나온 암탉' '블라인드' 등의 흥행으로 스타와 화제가 적어도 참신한 영화에 대한 고민이 더욱 커지게 됐다. 한 제작자는 "결국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올 여름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을 보면 오랜 기획과 참신한 시나리오, 중견 프로듀서의 역량이 눈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100억 영화들이 당장 흥행에 실패했다고 2~3년 전처럼 영화계를 깊은 수렁에 잠기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도 많다.
추석 시즌을 비롯해 올 하반기에도 다양한 한국영화들이 쏟아진다. '마이 웨이'를 비롯해 '비상:태양 가까이' 등 100억원이 훌쩍 넘는 대작들도 대기 중이다. 이명세 감독의 '미스터K',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 등 100억원에 육박하는 대형 영화들도 제작에 들어간다.
무엇보다 CJ,쇼박스,롯데 외에 이십세기폭스,NEW 등 투자배급사들의 면면이 다양해진 것도 시장이 무너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과연 올 여름 극장 성적표가 실패를 디딤돌로 삼아 천만영화보다 300만 영화가 넘실대는 영화계가 되는데 도움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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