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1만관객, 우리말 "내가 제일 잘나가" 열광

요코하마(일본)=김관명 기자,   |  2011.09.21 08:52

“내가 제일 잘 나가” “더-놀-자-!”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 공연장에서 우리말 “내가 제일 잘 나가”가 울려퍼졌다. 1만여 일본 관객들은 또박또박 따라 불렀다. “내-가-제-일-잘-나-가-.” 앵콜을 요청할 때는 “더 놀자”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걸그룹 2NE1의 일본 데뷔 콘서트 투어 ‘2NE1 1ST Japan Tour ‘NOLZA In Japan’ 포문을 연 요코하마 아레나 공연. 전날에 이어 2회 공연이 열린 20일 오후 아레나 공연장은 그야말로 ‘들썩거렸다’. 자신들보다 먼저 일본 열도에 상륙한 소녀시대나 카라와는 다른, 보다 힘있고 자유분방한 혈기의 박봄 산다라 씨엘 민지는 T자형 중앙무대를 2시간여 동안 종횡무진했다. 의상은 물론 헤어스타일까지 따라한 일본 팬들은 이들의 안무 하나하나를 따라했고, 일본어 버전곡에선 더 소리를 높여 “투애니원”을 연호했다.

첫 곡은 2009년 5월 2NE1을 세상에 처음 알린 데뷔곡 ‘Fire’. 햇수로 3년이 된 노래인데도 일본 팬들은 형광봉을 마구 흔들며 가사 하나하나를 따라 불렀다. 지난 8월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렸던 2NE1 콘서트 첫 곡도 바로 이 노래. 바통은 정규1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히트곡인 ‘Can’t Nobody’, 첫 곡 ‘Fire’와 함께 미니1집에 실린 ‘Let’s Go Party’, ‘I Don’t Care’가 이어 받았다. 이날 콘서트의 서막격인 이들 4곡은 워낙 후렴구가 중독성이 강해서인지 바다 건너 일본 팬들도 쉽게 따라불렀다.

다음 무대는 2NE1의 막내라인인 씨엘과 민지 담당. ‘언니들’이 무대 뒤로 들어간 뒤 ‘막내들’은 1만 관객을 단 둘이 상대했다. 한국 공연에선 못느꼈던 것이지만 관객을 쥐락펴락할 정도로 씨엘의 유창한 일본어가 빛을 발했다. 둘의 듀엣곡 ‘Please Don’t Go’는 랩퍼 민지와 씨엘의 진가를 다시 확인케 했다. 이어 산다라의 솔로곡 ‘KISS’, 흰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온 박봄과 그녀의 친언니인 첼리스트 박고운의 협연무대 ‘You & I’ ‘Don’t Cry’는 댄서블 일렉트로닉 힙합 스타일의 이날 분위기에서 단연 돋보인 신선한 무대였다.

이같은 달아오른 열기에 기름을 부른 것은 다름 아닌 GD&TOP.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이들은 박봄이 피처링한 정규 1집 수록곡 ‘Oh Yeah’, 지드래곤과 탑의 남성적 매력이 물씬한 ‘High High’ 등 2곡을 연이어 부르며 무대를 휘저었다. 지난 서울 공연에서 ‘바람났어’의 GG(지드래곤, 박명수) 빈자리를 훨씬 넘어선 순간. 이날 관객 반응만 보더라도 역시 빅뱅은 파워풀했다.

이날 2NE1이 선보인 일본어 버전곡은 ‘Oh Yeah’를 비롯해 ‘Lonely’ ‘Don’t Stop The Music’ ‘Hate You’ ‘내가 제일잘나가’ ‘Ugly’ 등 모두 7곡. 특히 ‘공식’ 엔딩곡인 ‘Ugly’와 ‘내가 제일 잘나가’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미니2집에 실린 최신곡인데다 일본어 버전, 엔딩 분위기가 겹쳐져 일본 관객의 호응은 상상을 초월했다. ‘내가 제일 잘나가’ 후렴구는 우리말로 살아있어 일본 관객들이 또박또박 따라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하지만 이날 콘서트 대미는 요코하마 아레나를 순식간에 클럽 분위기로 만든 일본어 버전의 앵콜송 ‘GO AWAY’가 장식했다. 정신없이 흘러간 2시간 가운데 “뭔가 빠졌는데..” 했던 바로 그 곡. 거의 5분여 동안 “더 놀자”를 외치며 앵콜무대를 기다린 관객 앞에 다시 등장한 2NE1과 댄서들은 거침없는 목소리와 댄스로 후끈 달아오른 무대를 ‘그냥’ 엎어버렸다. 형형색색 형광봉은 이날 가장 힘차게 움직였고, 공연 내내 서서 이들과 호흡한 관객 대부분은 “이제 남이니까. 고 어웨이”를 흥얼거렸다. 2NE1의 도발적인 노래제목이 결국 맞았다. “내가 제일 잘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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