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마초' 바비킴 "'나가수'로 정신적 지옥 떨쳐"

(인터뷰)

길혜성 기자  |  2011.09.22 12:02
바비킴 ⓒ사진=이기범 기자


올 여름, '무한도전'에서 정재형과 정형돈이 탄생시킨 동명의 인기곡과 함께 '순정마초'란 신조어 역시 유행했다. 겉모습은 남성미가 넘치고 까칠한 듯하지만, 속마음은 순수하고 따뜻한 게 바로 '순정마초'다. 요즘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남성 스타일 중 하나가 됐다는 말도 있다.

그럼 가요계의 대표적 '순정마초'로는 누굴 꼽을 수 있을까. 이 때 문득 뇌리를 스친 뮤지션이 바로 바비킴이다.

부리부리한 눈과 수염 기른 얼굴, 그리고 부가킹즈 멤버로 힙합을 할 때는 영락없는 '마초맨'이다. 하지만 가슴을 울리는 소울 발라드를 부를 때는 물론, 평소 배려심 많은 성격은 '순정남'에 가깝다. 그를 '순정마초'로 칭해도 별 무리가 없는 이유들이다.

여러 매력을 한꺼번에 지닌 바비킴은 요즘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며 보다 많은 가요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여년을 미국에서 살다 한국으로 와 1994년 레게그룹 닥터레게로 가요계에 인연을 맺은 뒤 2004년 '고래의 꿈'으로 대박을 친 바비킴. 사실 바비킴은 '나는 가수다'에 나서기 전에도 2009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전국 투어 돌풍을 일으킬 정도로, 만만치 않은 수의 팬들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는 그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단순히 팬 층을 넓힌 차원을 떠나,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게 해 준 게 바로 이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바비킴과 마주 앉았다.

-몸은 이제 괜찮나.(바비킴은 올 4월 2층 난간에서 미끄러져 4미터 아래로 떨어져 흉부뼈에 금이 가고 경추 5번 등에 부상을 입었다. 병원에 조금만 늦게 갔어도 하반신이 마비될 수 있다는 진단까지 받았다. 바비킴은 한 달여의 입원 뒤 지난 5월 중순 퇴원했다)

▶물론이다. 지금은 완치 됐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퇴원 뒤에도 한 동안은 정신적으로는 힘들었다. 내가 다시 음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실제로 퇴원 직후에는 가슴 통증 때문에 노래를 부를 때 호흡이 잘 안됐다. 그래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박)선주 누나를 찾아가 보컬 레슨도 받았다.

-그럼 이번 '나는 가수다' 출연을 결정도 쉽지 않았을 텐데.

▶'나는 가수다'가 시작 할 때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때는 가수들에 순위를 매기는 게 부담스러워 안한다고 했다. 당시는 '나는 가수다'가 노래방 기계 하나 갖다 놓고 가수들 보러 웃기라 하는 프로그램 인줄 알았다. 그러다 입원을 했고, 퇴원 뒤 나 자신을 다시 시험하고 싶었다. 7월께 전국 투어 콘서트를 재개하며, 지인들에 무대 위의 내가 이전의 나로 돌아왔다는 말을 듣고 자신감이 생겼다. 이후 '나는 가수다'에 나가 보기로 결심했다.

-'나는 가수다' 출연 이후 가장 변한 점이 있다면.

▶정말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신다. 너무 고맙다. 개인적으로는 정신적 지옥에서 벗어나게 해 준 프로그램이다. 올 봄 다쳤을 때의 정신적 충격이 조금 오래 갔다. 무대 위에서 노래를 못 부르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면서 여러분들이 내 노래를 많이 좋아해 주시는 모습을 보며 기쁨과 즐거움을 느꼈다. '나는 가수다'는 내게는 다시금 음악에 대해 자신감과 열정을 갖게 해준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8월부터 출연하고 있는데, 초반 순위는 좋지 않았다.

▶지금까지 '나는 가수다'에서 내 노래인 '사랑, 그 놈'을 제외하고는 '태양을 피하는 방법' '너의 결혼식' '골목길'을 불렀다. '사랑, 그 놈'과 '태양을 피하는 방법'은 5위, '너의 결혼식'으로는 최종 6위를 했다. 거의 하위권이었고, 안 떨어진 게 고마울 정도다. 그러면서 생각을 했다. 너무 과한 도전에 중점을 두지 말고, 내 스타일대로 부를 수 있는 곡을 찾아보자고. 그래서 선택한 곡이 '골목길'이었다. 내 스타일대로 소화하니 청중들도 좋아해주셨다. 그러면서 내가 즐길 수 있는 곡을 불러야 여러분도 좋아한다는 사실을 느끼게 됐다. 앞으로는 제 색깔을 보다 많이 보여드릴 것이다. 물론 도전은 계속하면서 말이다.

바비킴 ⓒ사진=이기범 기자


-'나는 가수다' 출연자들과는 많이 친해졌나.

▶같은 배를 탄 사람들끼리 어떻게 안 친해 줄 수 있겠나. 형제나 남매 같은 마음이 들 정도로 가까워졌다. '나는 가수다' 출연자들 및 매니저, 스태프들은 매주 월요일 녹화가 끝나면 다 같이 모여 회식을 한다. 요즘을 술을 잘 안 마시는데, 일주일 한 번 이 회식 때만큼은 즐겁게 많이 마실 때도 있다. 그만큼 동료들이 좋기 때문이다. 참, '나는 가수다' 속 제 매니저인 개그맨 (김)태현이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태현이가 먼저 잘 유도를 해줘서, 방송에서 제가 살아온 길들을 여러분께 솔직하고 부담 없이 전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태현이가 얼마 전 박정현씨가 나와 김조한씨보다 한국말을 잘 한다고 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웃음). 물론 노래 부를 때는 정현씨 발음이 좋지만 평소에는 저와 제 친구인 (김)조한이가 한국말을 더 능숙하게 한다. 하하.

-지금 전국 투어도 겸하고 있는데.

▶그렇다. 24일에는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10월1일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10월8일에는 대구 엑스코오디토리움에서 공연을 갖는다. 공연장에 오시면 보다 다양한 제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가수다'에서 불렀던 곡들에 새로움을 더해 콘서트에서 선보일 계획도 갖고 있다.

-주비트레인와 Gan-D 함께 10년째 힙합그룹 부가킹즈 멤버로도 활동 중이다. 새 음반 소식도 들리던데.

▶힙합을 할 때 나는 무조건 부가킹즈 멤버다. 멤버들과 곡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곡 작업을 계속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 정규로까지 꾸미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언제 나온다고는 확답은 할 수 없다. 하지만 3년 만에 내는 새 음반이니 만큼 빨리 발표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주비트레인와 Gan-D가 주가 돼 부가킹즈 새 앨범 작업을 열심히 잘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 하고 싶은 말은.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나는 가수다'에 나서며 언제 어디서나 무대가 크든 작든 혼신의 힘을 다해 불러야 팬들과 제대로 소통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도 계산하지 않고 본능와 열정을 앞세워 음악을 할 것이다. 참, 올해를 겪으며 저 스스로 나는 참 '럭키 맨'이란 생각을 갖게 됐다. 살아 있다는 것과 걷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또 앞으로 올 모든 것에 고마워하면서 음악 활동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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