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감독 "사법부, 내 영화 문제 삼으면 손해"

부산=전형화 기자,   |  2011.10.10 14:59

정지영 감독이 13년만에 내놓은 신작 '부러진 화살'이 사법부의 부조리한 부분을 지적한 데 대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영 감독은 10일 오후2시 부산 영화의 전당 BIFF홀에서 열린 영화 '부러진 화살' 갈라 프레젠테이션 기자회견에서 "사법부가 이 영화를 문제 삼으면 오히려 손해"라고 말했다.

'부러진 화살'은 '남부군' '하얀전쟁'의 정지영 감독이 1998년 '까' 이후 13년만에 내놓은 작품. 대학교수가 항소심 부장판사를 찾아가 석궁으로 살해하려 했다는 혐의로 실형 4년을 선고받은 이른 바 '석궁사건'을 소재로 했다. 사법부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지적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안성기와 정지영 감독이 '남부군' '하얀전쟁'에 이어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박원상과 김지호가 출연한다.

정지영 감독은 "'부러진 화살'이란 책을 문성근이 읽어보라고 했다. 석궁 사건을 너무나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고 재미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가 (사법부의)얼마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법부가 잘못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실제이고 사법부가 잘못하고 있기 때문에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안성기는 "정지영 감독의 전작 '남부군'은 빨치산 입장에서 보여지는 시각을 다뤘다. '하얀전쟁'도 내가 책을 권해서 베트남 전쟁의 이면을 그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민감한 문제가 영화로 만들어지면 어느 정도 인정을 해주는 것 같다"며 "'남부군'도 검열을 거쳐 만들어져서 그런 소재에서 우리 사회가 자유로워졌다. '하얀전쟁' 베트남 전쟁도 마찬가지다. '부러진 화살'도 사법부의 그런 부분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러진 화살'에 교수(안성기)를 변호하는 변호사 역으로 출연한 박원상은 "법정 소재를 다뤘다고 해서 '의뢰인'과 비교될 문제는 없다"며 "상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러진 화살'은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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